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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화약고?…주한미군, '미사일 방어망' 손본다


입력 2021.06.14 04:01 수정 2021.06.13 18:5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여름까지 사드·패트리엇 '통합'

"美, 韓 패트리엇 포대 성능 개선"

韓美 '미사일 결속력' 강화…中 반발할 듯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AP/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 군 당국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PAC3)의 통합 운영 체계를 올여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쪽 편을 들어선 안 된다"며 한국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한 상황에서 한미 '미사일 방어 결속력'까지 강화될 경우, 한중관계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니엘 카블러 미 육군 우주 미사일방어사령관은 지난 9일(현지시각) 미 상원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의 통합이 중요하다"며 올여름까지 한반도 실전배치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블러 사령관은 사드·패트리엇 통합 체계가 주한미군의 요구에 따라 개발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는 2023 회계연도까지 전 세계에 배치된 모든 패트리엇 대대에 통합 체계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수년 전부터 사드 레이더와 패트리엇 지대공 유도탄을 통합 운용하는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구축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서면답변서를 통해 "지난해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를 분리하고 레이더 정보를 통해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하는 첫 번째 시험을 완료했다"며 "올해 중 두 번째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오노르 토메로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정책 부차관보 역시 서면답변서에서 "최근 미국이 한국군의 패트리엇 포대 성능 개선을 완료했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한(한미) 연합군 간 다층방어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관련 분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3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세 가지 역량을 개발 중"이라며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배치됐고 나머지 두 가지는 올해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연합긴급작전요구(JEON)'로 일컫는 관련 구상에는 △사드 발사대의 원격 조종 △사드 레이더(AN/TPY-2)를 이용한 패트리엇 미사일 원격 발사 △레이더를 이용한 패트리엇 및 사드 발사대 통합 운용 등의 '3단계 개선 작업'이 포함돼있다.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미사일 방어체계를 손보고 나섰지만, 중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이 사드·패트리엇 통합 체계 구축에 있어 '한국군 패트리엇 포대의 성능 개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미국 미사일 방어망에 한국이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더욱이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역내 역할 확대를 천명한 상황에서 미사일 방어 결속력까지 강화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냉전적 사고에 가득 차 집단대결을 부추기고 있다"며 "(한국이) 한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까지 내놓은 바 있다.


군 당국은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 통합이 우리 군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사드 3불'을 '공식합의'로 못 박은 중국이 우리 측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망(MD) 참여 △한미일 군사 동맹 등을 하지 않겠다는 '사드 3불'을 중국 정부에 약속해 군사 주권을 내줬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히라이 히사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지금은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아마도 사드 성능 개선 문제를 두고 한미 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과거 사드 배치에 대해 강하게 나왔던 중국도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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