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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법으로 승부해야”…與 일각, ‘이준석 현상’ 따라하기 경계론


입력 2021.06.15 01:20 수정 2021.06.15 00:1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 발언 순서 배려

대선기획단에 초선·신인 대거 포함 전망

당 일각 “당이 민심 잃은 본질에 집중해야”

“맞대응은 하수…우리만의 컬러가 중요”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좌)과 재선 강훈식 의원(우)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좌)과 재선 강훈식 의원(우)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선출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7 재보선 참패 후 당 지지율 하락에 더해 ‘꼰대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당 안팎에서는 청년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일례로 민주당 지도부는 14일 당 회의에서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 중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당대회 득표 순서대로 말하고, 지명직은 가장 마지막에 했던 관례를 깬 셈이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순서를 바꿔줘서 고맙다”며 “이따금씩은 청년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최고위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주 중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인 대선 기획단에 청년 정치인들을 대거 포함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심지어 단장까지 청년 혹은 신인 정치인이 맡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30 세대의 민심 이반을 막는 동시에,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해 젊은 감성을 입히자는 취지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된 수준이지만, 그만큼 민주당이 절박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이준석 현상’에 휩쓸려 맞대응을 해봤자 이벤트성에 불과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민심을 잃게 된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민심을 잃은 것은 기대만큼 못했고, 말과 행동이 다르고, 과오가 있음에도 인정을 안 하고 오히려 뒤집어 씌운 것들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며 “의지를 가지고 이런 행태를 시정하는 정공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국민께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매번 끌려다니면 종속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사람, 젊은 사람 등 마치 신상품 경쟁하듯이 경쟁하면 정치는 없어지고 일회성 이벤트성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5선 중진이자 원로인 이 의원은 민주당이 민심에서 멀어질 때마다 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른바 ‘추윤 갈등’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말 두 사람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며 정치적 해결을 모색했었다. 또한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막기 위해 강경파 의원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강훈식 의원도 통화에서 “상대가 하버드를 나왔으니 우리도 하버드, 상대가 30대니 우리도 30대를 내세우자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상대에 비해 더 나을 것도 없다”며 “국민의힘은 당원들이 당 대표로 뽑은 것인데, 우리는 (지도부가) 젊은 사람들을 뽑는 식으로 해봐야 감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집권당으로서 유능함이나 개혁성을 국민께 보여주는 방식으로 우리 당의 콘셉트과 컬러, 자존심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상대가 젊은 사람이 나왔으니 우리도 젊은 사람으로 대응하자는 것은 하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세대교체의 큰 흐름이 왔고 방향성도 맞다. 형식적 변화를 통해서라도 민심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으로 봐달라”면서도 “결국 집권당은 정책적 성과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닌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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