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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부터…이준석 '광폭 행보' 속 견제구 던진 김재원


입력 2021.06.15 02:33 수정 2021.06.15 10:4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김재원, 첫 최고위서 불만 표출…당직 인선 관련

"초기라 이해하지만 최고위 위상에 신경 써주길"

당 안팎서 우려 목소리…"굳이 공개 석상에서?"

임명직 '중진 기용론' 힘 실려…"부작용 최소화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첫날 새벽부터 심야까지 10여개의 일정을 소화하며 거침없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단 새로운 지도부 선출 이후 가진 첫 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를 향한 동료 최고위원의 견제구가 날아들며 당 안팎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하고, 보수정당 신임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취임 첫 날 호남을 찾아 광주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양소에 들러 참배했다.


일정 내내 변화와 혁신, 통합과 공존의 가치를 강조하며 당내 인사들을 독려했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이준석 체제' 돌입 이후 최초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가 나온 것은 옥의 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는 형해화 되고 아무 역할도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당대표 선출 이후 주말 동안 이 대표가 서범수 당대표 비서실장 및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등을 인선한 사실이 최고위원들과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된 것을 비난한 것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최고위원은 "당대표의 일방적 당 운영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 최고위원이다"며 "최고위가 당의 중심이 뒤고 당무결정의 중심이 돼야 하고, 대표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집단지성의 장으로 함께 기능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내서도 많은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 언급했다.


또 "지금은 초기라 이해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최고위 위상에 대해서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처음으로 행사한 임명권에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최고위 중심의 당무 운영을 주장하며 기싸움에 나선 것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공개 발언 후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일부 최고위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한다.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자중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전당대회 결과가 공개된 직후부터 다소 강경한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된 최고위원들과 젊은 이 대표 사이의 호흡에 대해 물음표가 제기된 바 있지만, 갈등 양상이 이렇게 빨리 수면 위로 드러날 줄은 차마 예상하지 못 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작정하고 당대표를 흔들었다기보다는 김 최고위원 나름대로 소신에 따른 지적을 했다고 좋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비공개에서 표현했어도 될 내용을 굳이 공개 석상에서 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첫 최고위에서는 더더욱 연출되지 말았어야 할 장면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14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14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즉각적인 진화에 나섰다. 그는 최고위에 이어 열린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김재원 최고위원께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제가 공개한 인선은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에 대한 것인데, 당무를 위해 시급한 부분이고 특히 비서실장은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는 인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사실 당대표가 선출되자마자 보조 인력이 하나도 없지 않았나"라며 "당대표가 당장 행동을 해야 하는데 일정을 관장해줄 비서실장도 없고, 대신 브리핑 해줄 대변인도 없으니, 누군가는 해야 했을 것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당 일각에선 아직 공석인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제기되고 있는 '중진 기용론'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선출직인 최고위원과 달리 해당 보직들은 임명직인 만큼, 당대표의 우군이 될 가능성이 큰 덕분이다.


실제 다선 중진 의원 및 특정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 인선 등은 진행 중이고, 정책위의장은 사무총장 인선 후에 협의하기로 김기현 원내대표와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조직이나 초반의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는 법"이라면서도 "이번 지도부야말로 전례 없는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쇄신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자존심 싸움이나 오해는 조기에 불식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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