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온 기분 들죠?" 윤석열도 상기
직접 '차내 안내 멘트' 방송하기도
지방 중소도시 누비며 유권자 접촉
역간 이동 도중에는 '라이브 방송'
국민의힘 '윤석열차'가 이틀째 운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윤석열 후보 본인도 상기됐을 정도로 선거 당사자나 유권자들 모두에게 만족도 높은 선거 캠페인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윤석열 후보의 지역발전·정책공약을 홍보하는 '윤석열차'가 12일 전라선 종점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하며 2일차 운행을 마쳤다. 1일차에 장항선 기점 천안역에서 종점 익산역까지 152.8㎞, 2일차에 전라선 기점 익산역에서 종점 여수엑스포역까지 180.4㎞를 달렸다.
천안역·홍성역·대천역·군산역·익산역·전주역·남원역·순천역·여수엑스포역 9개 역에 정차하며 충남·전북·전남 지역 유권자들과 접촉을 가졌다. 특히 홍성·보령·남원 등 평소 대선후보가 들르기 어려운 지방 중소도시를 누볐다.
지역 중심지인 역전광장에서 지역 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홍성과 남원에서는 인근 전통시장으로 이동해 시장 상인 및 시민들과 만남을 갖는 등 짧은 시간 동안 풍성한 일정이 진행됐다는 평이다.
대선후보 TV토론 관계로 자신의 '뿌리'인 충남 1일차 일정에 함께 하지 못하고 2일차 일정부터 합류한 윤석열 후보는 상기된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이날 전주역에서의 '윤석열차' 출발에 앞서 "안녕하십니까. 전주에서 여수까지 가는 열정열차, 이제 곧 출발합니다. 호남의 정책을 가득 싣고 진심을 담아 열정열차 달립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차내 안내 멘트를 직접 방송했다.
4량짜리 전세 무궁화호인 '윤석열차'의 구성도 짜임새가 있다. 1호차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머무는 차량이다. 2호차는 본래 카페열차 차량을 라이브 스튜디오로 개조해, 역간 이동 와중에 정책홍보 라이브 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끔 했다.
3호차와 4호차에는 동행취재 기자단과 당직자, 청년보좌역 등이 탑승했다. 윤 후보는 출발에 앞서 3호차로 건너가 기자들과 일일이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눴다.
윤석열 후보는 "버스 타는 것보다 좋지 않느냐. 기차 타니까 소풍 가는 것 같고 너무 좋지 않느냐"며 "삶은 달걀도 깨먹고 사이다도 좀 먹고 그래야 하는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기차 안에서 취식이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윤석열차'는 지방 중소도시를 구석구석 누비며 국민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고속선을 달리는 KTX가 아닌 보통선 무궁화호를 전세 냈다. 무궁화호와의 인연에 대해 윤 후보는 "나는 (논산지청장 시절) 무궁화호를 타고 출퇴근을 했던 사람"이라며 "서대전역에서 강경역으로 가서 거기에서 출근을 했다"로 회상했다.
방역수칙 엄격 준수 속 '윤석열차' 운행
방역팔찌 보고 옛날 기차표 '펀칭' 회상
"삶은 달걀, 사이다 먹어야 하는데…"
국민과 함께 아쉬움 나누며 입맛 다셔
여권 일각에서는 '윤석열차' 선거 캠페인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는데도 공격할 소재가 마땅치 않으니 코로나19 창궐 상황을 가지고 공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방역팔찌를 착용한 인원만 승차가 가능하게끔 하는 등 현장에서 방역수칙은 엄격히 준수되고 있다. 방역팔찌를 한 청년보좌역을 전주역 광장에서 본 윤석열 후보는 "우리 청년들은 예전에 기차표 펀칭했던 것은 모르겠다"며 "옛날에는 기차표가 두툼해서 펀칭을 했었다"고 철도를 소재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2호차에서의 라이브 방송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윤 후보는 카페차량에 들어서자마자 "여기가 도시락도 먹고 커피도 서서 마시던 곳 아니냐"며 "이렇게 해놓으니 토크쇼도 가능하겠다"고 둘러봤다.
윤석열 후보는 "옛날 이야기 하니까 꼰대 같기도 한데 새마을호·통일호 시절에 음식을 파는 홍익회라고 있었다"며 "제일 유명한 게 삶은 달걀과 홍익회에서 파는 천연사이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대구역을 지날 때면 조그만 대구사과를 바지에 싹 닦아서 잘라먹는 맛이 있었고, 천안역에 잠깐 설 때는 홍익회 구루마(수레)가 와서 호두과자 같은 지역 특산물을 팔았다"며 "동대구역이라면 성주 곶감부터 경주 황남빵 이런 지역 특산물을 팔았다"고 회상했다.
방금 출발한 전주역과 관련해서는 "일단 전주 하면 비빔밥"이라며 "논산지청장할 때 전주에 자주 다녀갔는데 전주비빔밥은 김제 쌀, 순창 고추장, 김제 참깨로 만든 참기름 3박자가 맞춰져야 한다"고 입맛을 다셨다.
'윤석열차' 운행 과정에서 철도 관련 공약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도로·철도·항만·항공 중 철도의 경제 유발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철도 관련 공약은 비단 '윤석열차'가 아니더라도 지역민의 관심이 대단히 큰 분야다.
이날 윤석열 후보는 전주역에서는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축 철도 건설, 여수엑스포역에서는 익산~여수간 전라선 고속화를 약속했다. 전날 천안역에서는 천안역사 복합문화공간 신축, 홍성역에서는 홍성역사 증축과 서해선 KTX 서울 직결운행 문제 해결, 대천역에서는 보령~조치원간 충청산업문화철도 건설 등이 공약됐다.
윤 후보 본인도 '윤석열차' 선거 캠페인에 상당히 만족한 모습이라 향후 2회차 운행도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윤 후보는 이날 초유의 대선후보 열차 차내 기자간담회에서 "(무궁화호는) 옛날에 자주 타고다니던 열차"라며 "오랜만에 이렇게 타고 과거에 근무했던 곳들을 지나다니면서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고 참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