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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뺀 실태조사…‘구멍숭숭’ 사교육비 통계


입력 2023.03.21 07:00 수정 2023.03.21 10:11        데일리안=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2017년 시범조사가 마지막

7년간 유아 사교육비 조사 방관

통계청 “시험조사 이후 조사 계획 없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뉴시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뉴시스

미취학 자녀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사교육에 시달리는데 정부는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아 유아 사교육비 조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8일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0.8%(2조5000억원) 올랐다.


사교육비 조사는 2007년부터 매년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사교육 의존도가 해마다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상황이지만 영·유아 사교육비 통계는 빠져 있다.


정부는 2017년 한차례 유치원·어린이집 만 3~5세 유아를 키우는 부모 2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조사를 한 바 있다.


처음으로 영·유아 사교육비 관련 조사임에도 통계청은 시범조사였다는 이유로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2018년 본조사를 하겠다던 계획도 없던 일이 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7년 시험 조사 이후 현재까지 조사는 없었고 당시 조사 결과도 발표할 계획이 없다”며 “교육부에서 따로 요청이 없어 조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조기 교육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영·유아 사교육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통계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꼬집는다. 초중고 사교육비가 매년 치솟는 상황에서 영·유아 사교육비 증가는 중요한 정책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 조사 때 사교육 과열 지구인 서울과 경기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낳았던 것처럼 영·유아가 빠진 통계조사는 정책 자료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절감 대책을 위해 영·유아 사교육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 학년 층이 매년 저학년으로 하향되고 있는데 정부가 현상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2018년 중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 시행도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단편적인 유아 사교육비에 대한 개별 연구는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정확한 통계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아가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게 사교육은 지양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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