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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中 판호, 게임사에 호재?...“중국만 가면 대박”은 옛말


입력 2023.03.21 11:49 수정 2023.03.21 11:50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지난해 12월 대규모 판호발급 이후 3개월 만

“자국 게임에 대한 자신감 내포…중국 현지화 전략 필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20일 27개의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홈페이지 캡처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20일 27개의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한국 게임의 자국 내 유통을 허용하는 외자판호를 3개월만에 또 발급했다. 매출 확대 기대감에 판호를 받은 게임사를 비롯한 게임주가 다시 강세다. 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 실패 사례를 감안하면 판호 발급이 반드시 호재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7개의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그중 국내 게임은 ▲넷마블에프엔씨의 ‘일곱개의 대죄’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H5’ ▲T3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 지식재산권(IP) 게임 등 총 5개다. 중국에서 해외 게임은 외자 판호를 받아야 서비스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28일 1년 6개월만에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한 데 이어 3개월만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그동안 중국 게임이 한국 게임에 밀려 한한령을 명분으로 한국 게임을 막아왔으나 중국 게임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서서히 빗장을 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 중국 게임 수준이 높아지면서 2017년 한한령에 착수한 중국이 2021년까지 판호를 발급한 한국 게임은 3종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가 연이어 한국 게임을 허가하자 게임주들은 급등했다. 이번에 판호를 받은 데브시스터즈와 넥슨게임즈 주가는 이날 오전 9시경 각각 약 21%, 16% 급등했다. 넷마블은 11% 올랐다. 중국 시장 진출에 따라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0조6000억원으로 한국(약 22조7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증권가에선 이번에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블루아카이브는 청춘물을 배경으로 해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 종말을 다루는 장르) 세계관이 대부분인 중국 서브컬쳐 RPG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며 “원신과 같은 대작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어렵지만, 서브 게임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게임의 퀄리티가 많이 높아진 탓에 한국 게임이 밀릴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펄어비스 히트작 ‘검은사막 모바일’은 판호 발급 제한을 뚫고 지난해 중국 시장에 진출해 기대가 높았으나 성과가 좋지 않았다. 서비스 첫날 중국 앱스토어에서 40위를 기록한 후 순식간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당시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게임이라 기대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별로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중국형 게임의 인기가 견고해지면서 한국 게임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분석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이전에는 중국 게임 이용자이 좋아하는 색깔이나 중국풍 세계관 등 그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가 없어 한국, 일본 게임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중국 게임의 콘텐츠 성숙도가 올라가면서 자국 게임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한국 게임이 이전의 호황을 누리는 것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중국만 가면 대박난다’는 안이한 태도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지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신작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중국 시장에서 먹히는 중국형 RPG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과거에 성공했던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해 중국 시장에 신작처럼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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