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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쏟아지는 ‘혹평’에도 ‘개편’…‘놀면 뭐하니’로 본 지상파 예능 한계


입력 2023.06.06 11:26 수정 2023.06.06 11:2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시청률 저조할 때 어떻게 해야 하냐고? 가장 좋은 건 폐지하는 것이다.”


최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방송인 이경규가 유재석의 시청률 고민 토로에 이렇게 답했다. 물론 농담이 섞인 일침이었다. 이경규는 뒤이어 “잘하는 패널을 초대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나라든지”라고 덧붙이며 사심을 드러내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MBC 영상 캡처 ⓒMBC 영상 캡처

그러나 이 발언을 접한 시청자들은 ‘사이다 발언이다’, ‘뼈 있는 일침’이라며 공감을 보냈다. 지난 2019년 첫 방송을 시작해 유재석의 각양각색 ‘부캐’(부캐릭터) 도전기를 담아냈던 ‘놀면 뭐하니’는 김태호 PD의 MBC 퇴사 이후, 박창훈 PD가 바통을 넘겨받으면서 제대로 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해 꾸준히 혹평을 받아왔었던 것.


이 과정에서 방송인 하하, 정준하, 신봉선 등 베테랑 예능인을 투입하는가 하면, 미주, 이이경, 박진주 등 새 얼굴을 섭외해 신선함을 불어넣으려 하기도 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음악 프로젝트로 지루함을 유발하는 등 결국 새로운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시청률 또한 5% 이하로 저조하지만, MBC가 꺼낸 새로운 카드는 ‘개편’이다. 앞서 ‘놀면 뭐하니’ 측은 “지난 2년 동안 함께 해온 정준하, 신봉선 두 분이 오는 10일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떠나게 됐다”며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 온 박창훈 PD가 하차하고, ‘놀면 뭐하니?’를 함께 해 온 김진용, 장우성 PD가 메인 연출을 맡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 방송을 쉬어가며 재정비 시간을 가진 끝에 돌아올 예정이다.


시청률도, 시청자들의 반응도 저조한 프로그램이지만, ‘놀면 뭐하니’를 그럼에도 이어가려는 이유는 ‘광고’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전과는 사뭇 달라진 가운데, ‘놀면 뭐하니’가 그중 높은 광고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MBC가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혹평에도 ‘놀면 뭐하니’ 카드를 쉽게 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제 예능이 늘어나면서, 예능프로그램도 ‘이제는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음악 프로젝트와 같은 유사 소재를 반복하는 것은 물론, 이이경, 미주의 러브라인을 강조하는 등 철 지난 콘셉트 반복하며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경규의 일침으로 관심을 받은 직후, 이이경-미주의 열애설 종결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며 두 사람의 억지 러브라인을 조성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실망감 가득한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프로그램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에 비해 개선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놀면 뭐하니’가 안고 있는 진짜 숙제인 셈이다. 물론 이경규의 발언처럼 파격적인 시도가 힘든 외부적 요소도 있겠으나, 과거에나 통했던 문법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한계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면 뭐하니’ 외에도 최근 SBS가 10여 년 전 흥했던 토크쇼 ‘강심장’을 ‘강심장 리그’로 탈바꿈해 부활시키는 등 과거 흥행을 끌어냈던 문법을 버리지 못하는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지상파 콘텐츠의 올드함 강조하는 흐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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