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 이란계좌서 韓동결자금 송금 확인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금융제재로 지난 4년여간 국내 은행 3곳에 묶여 있던 자금 60억 달러(7조 9590억원)가 이란으로 송금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 동결된 자금이 오늘 이란에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5명과 미국에 억류된 이란인 5명의 맞교환도 이날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당국도 도하의 이란계좌에 돈이 송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로이터는 "카타르 항공기가 이란에서 곧 석방될 미국인 5명과 (그들의) 친척 2명을 도하로 이동시키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란과 미국은 1년여 간의 협상 끝에 지난달 11일 상대국에 수감된 자국민 수감자 5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은 자국에 억류된 미국인 수감자를 석방해주는 대가로 한국, 이라크, 유럽 등 세계 곳곳에 동결돼 있던 원유 결제 대금을 돌려받기로 했다.
이후 동결자금을 이란으로 송금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돼 왔다. 미국의 제재 해제 후 동결자금은 카타르 중앙은행 계좌로 옮겨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당 계좌는 카타르 정부의 통제를 받고 의약품·식품구매 등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이란은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명단에 올리고 이듬해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이란 간 교역 및 금융거래는 사실상 중단됐고,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은 동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