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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20조 돌파...테마·업종 순환매로 연중 최대치


입력 2024.06.17 11:46 수정 2024.06.17 11:4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작년 9월 이후 9개월만…상승장 속 투자 열기↑

반도체→음식료·화장품→석유·가스로 순환

증시 대기 자금 투자자예탁금도 55조로 증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만에 다시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반도체, 음식료·화장품, 석유·가스 관련주들이 테마로 부상하며 자금이 몰리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217억원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올 초 17조원대에서 시작해 이후 18조~19조원대를 오갔지만 결국 20조원을 넘겼는데 이는 지난해 9월 25일(20조1202억원) 이후 약 9개월만에 처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빚투 성격의 자금인 만큼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주로 상승장에서 늘어나는 투자 수요와 맞물려 증가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10조939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9조182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각각 21.33%(9조166억→10조9395억원)와 7.50%(8조5419억→9조1822억원) 증가한 것으로 코스피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 초부터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반도체주 상승을 시작으로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변모 중인 음식료·화장품주의 급등세에 이어 동해 석유·가스전을 찾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명로 인한 석유·가스 관련주들의 급부상 등으로 테마가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 2655.28에서 맺었던 코스피지수는 1월에 2400선까지 밀렸지만 이를 회복했고 최근 다시 상승세다.


지난 14일 종가(2758.42)는 이전 종가 기준 연고점(3월 26일·2757.09)을 경신했고 장중 연고점 2779.40(3월 26일)에도 근접한 상태다. 이날 오전 11시40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0포인트 하락한 2751.82을 기록 중이다.


잇따른 테마 형성으로 투자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면서 그만큼 빚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이 짙은 투자자예탁금에서도 잘 나타나 지난 13일 기준 55조5935억원으로 지난달 30일(56조4101억원) 이후 2주만에 최대치로 늘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향후 빚투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무리한 빚투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실제 시중 금리 인하까지 이뤄지는 시간 차가 있는 만큼 고금리 속 빚투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무리한 빚투는 리스크가 크다”며 “특히 최근 장세가 테마·업종간 순환매가 빠른 상황이어서 타이밍에 따라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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