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당 RN, 창당 52년 만에 사상 첫 총리 배출 눈앞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3년 일찍 치러진 프랑스 국민의회(하원)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원내 1당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30일(현지시간) 출구조사 결과 RN이 득표율 3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FP)은 28.1%로 2위를 차지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당 중심의 앙상블(ENS) 연합은 20.3%를 기록해 3위에 그쳤다.
이원집정부제를 띠고 있는 프랑스에는 국민의회의 다수당이 정부의 실질적 리더인 총리를 배출하는 관례가 있다. RN은 전체 577석 중 230~280석(출구조사 결과 기준)을 차지해 창당 52년 만에 처음으로 총리를 배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NFP는 125~165석을, ENS는 70~100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다만 2차 투표라는 변수가 아직 남아있다. 1차 투표에서 지역구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 득표를 못하거나 당일 총투표수의 과반을 넘기지 못한 후보들은 오는 7일 2차 투표에서 다시 한번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이날 당선이 확정된 지역구는 전체 577곳의 지역구 중 81곳(RN 40곳, NFP 32곳, ENS 4곳, 기타 소수정당 5곳) 뿐이다. RN을 이끌고 있는 마린 르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58%를 득표해 당선이 확정됐다.
2차 투표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2.5% 이상을 기록한 후보자들만 참여할 수 있다. 만일 이를 충족하는 후보가 2명 미만이면 1차 투표의 후보들 중 상위 2명이 자동 입후보된다. 2차 투표에서는 아무런 조건없이 단순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NFP와 마르롱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황을 바꿀 기회가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차 투표 뒤 성명을 통해 “2차 투표에서 민주적인 후보들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보내달라”며 “RN에 맞서 프랑스는 대규모 연합을 이뤄 맞서 싸워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