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대정부질문 발언 논란에
친명 정청래·양문석까지 가세해
여권에선 "선거용으로 한 것…
이재명·강성지지자 눈 들어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이 일파만파하면서, 민주당의 '막말 반성' 창구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 양문석 의원도 '무엇이 문제냐'며 이를 감싸면서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강성 발언'들이 강성지지층들의 호응을 이끌 수 있다는 데 비춰,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필두로 이 같은 행태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파행된 대정부 질문을 전후로 친명계 의원들의 고강도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대정부 질문 파행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이 지난달 2일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 언급한 것을 소환하며 "정신이 나갔다"고 발언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김 의원은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힘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을 했다"고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여야 의원 총 11명이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으로 장내가 아수라장이 됐으며 5명의 의원만 질문을 한 채 2시간 여만에 정회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국민의힘 의석에서 항의와 고성이 이어졌다.
전날 김 의원의 발언 논란에 그치지 않고 양문석 의원도 이재명 전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 '정신 나간 국민의힘당 의원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양 의원은 게시글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이냐. '한미일동맹'하자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을 향해 동의하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국민의힘당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라고 질타한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외려 한일동맹 운운하는데 히죽거리며, 김병주 의원의 대정부 질의를 방해한 국민의힘당이 사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인 정청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김병주 의원이 예리하게 잘 지적했다"며 "군인이 군인다워야 군인이지 참군인 육군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 화이팅"이라고 적으며 이를 거들었다.
논란이 된 김병주 의원의 발언은 김 의원이 8·18 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친명계 의원들의 대여 발언 수위가 거세지는 데에는 이재명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인 강성 지지층들의 호응이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연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여권에선 친명 의원들 사이에서 같은 강도 높은 발언이 이어지는 것이 중도층 민심 등을 고려했을 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그와 같은 발언을) 선거용으로 했다고 본다"면서 "이분들 입장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와 강성 지지자들한테 눈에 들어야지 공천도 받고 국회의원도 되고 최고위원도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