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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용 칼 든 치매할머니, 경찰 테이저건 맞고 숨졌다


입력 2024.11.29 04:01 수정 2024.11.29 04:01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BBC

호주의 한 요양병원에 살고 있던 95세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27(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법원은 살인 혐의를 받는 경찰관 크리스티안 화이트(34)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화이트는 지난해 5월 캔버라 인근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클레어 노울랜드(95)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화이트는 지난해 5월 17일 이른 새벽 클레어 노울랜드(95)가 요양병원에서 식사용 나이프 2개를 들고 돌아다닌다는 전화를 받았다. 치매 환자인 노울랜드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라는 간병인의 요청을 거부하고 스테이크용 나이프를 든 채 소란을 피운다는 것.


그는 현장에 출동해 노울랜드에게 나이프를 내려놓을 것을 명령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재판에서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화이트는 노울랜드에게 테이저건을 보여주며 나이프를 내려놓으라고 21차례 말한다.


테이저건에 맞은 노울랜드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땅바닥에 심하게 부딪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뒤 사망했다.


화이트는 재판에서 "(테이저건을 쏜 것은) 당시 상황을 안전하게 해결하기 위한 내 유일한 선택이었다"며 "할머니에게 고통을 줄 것이란 사실은 충분히 이해했으나 위험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치매를 앓고 있으며 몸무게가 48kg 미만인 노울랜드에게 테이저건을 쏜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경찰이 할머니를 발견한 지 불과 3분 만에 무기를 사용했다"며 "경찰이 참을성 없이 대응했다"고 유죄를 판결했다. 또한 노울랜드가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다른 요양병원 입주자의 진술을 토대로 현장이 테이저건을 쓸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화이트 경사는 추후 형량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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