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분쟁·국내 경기 둔화·엔화 강세에 투심 악화
외인 7481억 순매도 하락장 주도...코스닥 2% 넘게 하락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하면서 2450대로 내려앉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심과 엔화 강세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까지 겹친 탓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76포인트(1.95%) 내린 2455.9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7.74포인트(0.31%) 하락한 2496.93로 출발해 낙폭을 키워 장중 2446.96까지 밀리기도 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48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하락장을 주도했다. 개인이 590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기관도 48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날(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2차례 연속 금리를 내리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2%)도 밑도는 수준이었다.
경제 지표 부진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0으로 전달보다 0.3% 줄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8월 1.1%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9월(0.3%)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설과 엔화가 당분간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도 투심을 얼어붙게 했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2.34%), SK하이닉스(-0.74%), LG에너지솔루션(-5.22%), 삼성바이오로직스(-2.50%), 현대차(-0.23%), KB금융(-1.84%), 기아(-2.21%), 신한지주(-0.93%)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20포인트(2.33%) 내린 678.19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1099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은 1130억원, 기관은 99억원을 사들이며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중에선 알테오젠(-7.44%), 에코프로비엠(-6.37%), 에코프로(-5.35%), HLB(-2.45%), 리가켐바이오(-3.92%), 휴젤(-2.99%), 클래시스(-5.97%), 엔켐(-4.65%) 등의 낙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의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9원 하락한 1394.7원에 장을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