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에서 7세 때 피랍돼 실종됐던 여자아이가 1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수사당국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조종하며 성폭행한 납치범을 붙잡아 기소했다.
콜롬비아 검찰은 2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성년자를 납치한 뒤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카를로스 움베르토 그리살레스 이기타라는 이름의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2012년 초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당시 7살이었던 피해자를 납치해 메데인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당시 피해자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나 경찰은 소녀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피의자가 아이의 이름을 변경해 등록한 뒤 주거지를 옮겨 다녔기 때문이다.
그간 피해자는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카메라 앞에서 피의자에게 수시로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그리살레스 이기타는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해 모든 행동을 정상이라고 믿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는 16세 때 그리살레스 이기타에 대항했다가 최근까지 감금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올해 2월께 탈출에 성공한 피해 여성은 피의자를 체포할 때까지 안전한 곳에서 머물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이어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메데인에서는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 사건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AFP 통신은 메데인 시(市)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8월 139건의 아동 성 착취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에는 한 미국인이 12∼13세 및 14∼16세 사이 미성년자 2명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별다른 처벌 없이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 사회의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