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와 협업 시도한 MBC
애플TV플러스와 교류하는 티빙 등
다양해진 협업 사례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동시 방영’ 하는 것을 넘어, 히트작까지 소환하며 방송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뭉치고’ 있다. OTT 간에 흥행작을 주고받거나, ‘제휴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확대를 노리는 등 다양한 협업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흥행작 ‘무빙’이 MBC에서 방송된다. 앞서 MBC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특집 편성으로 ‘무빙’을 8회차까지 방영한다고 밝히며 이후 1월부터 매주 일요일 밤 시간대에 2회차씩 방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었다.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이 세대를 넘어 닥치는 위험에 맞서는 히어로물이다. 지난해 8월 공개돼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을, MBC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는 OTT를 통해 공개 중인 작품을 동시에, 또는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TV 플랫폼에서 송출하는 사례들은 종종 있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가 tvN 시청자들을 만났으며,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드’,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각각 JTBC, 채널A를 통해 방송이 됐었다. 다만‘무빙’의 MBC 송출 소식을 전하며 MBC가 “지상파와 글로벌 OTT의 첫 협업사례”라고 설명한 것처럼, 이렇듯 글로벌 OTT의 흥행작을 지상파에서 무료 송출하는 것은 ‘무빙’ 사례가 처음이었다.
OTT 플랫폼 간의 협업 사례도 등장했다. 애플TV플러스에서만 공개되던 ‘파친코’는 현재 티빙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티빙은 ‘애플TV플러스 브랜드관’을 신설, ‘파친코’ 외 다른 애플TV플러스 콘텐츠들도 선보인다. 에미상을 석권한 제이슨 서데이키스 주연의 ‘테드 래소’,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스 위더스푼의 호흡이 돋보이는 ‘더 모닝쇼’, 게리 올드만 주연의 첩보극 ‘슬로 호시스’, 벤 스틸러가 연출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세브란스: 단절’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네이버플러스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다드’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수 밝힌 것.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가입자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 같은 사례들의 배경을 분석했다. 치솟는 제작비, 치열한 경쟁까지. 국내 OTT는 물론, 글로벌 OTT들도 영향력이 전보다 떨어지면서‘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공생’은 필수가 된 것 같다. 서로 출혈 경쟁을 하기보다는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짚었다.
“다양한 사례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는 가운데, ‘시청권 확대’라는 또 다른 의미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진다.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들이 티빙에서 애플TV플러스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어 반가움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무빙’을 ‘무료’로 시청하게 한 MBC의 결정이 의미 있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MBC는 앞서 “이번 협업은 K-컬처를 선도하는 좋은 작품을 선별해 MBC를 통해 다양한 시청자층이 무료로 볼 수 있는 시청권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이번 협업의 의미를 짚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