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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아직이지만'…한동훈 정계 복귀, 돌풍될까 미풍될까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2.27 05:30 수정 2025.02.27 05:30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26일 자서전 발간, 비상계엄 비화 담겨

尹 강성 지지자들 향한 위로와 사과도

조기 대선 염두한 듯…내달초 북콘서트

친윤계 "나올 때 아냐. 자숙해야" 견제구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전후한 비화를 담은 자서전을 출간하며 사실상 정계에 복귀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되고 선고만 남겨둔 상황에 때를 맞춘 행보이지만,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탄핵심판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반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26일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의 선택' 제하의 저서를 출간했다. 책이 발간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는 100여 미터의 긴 줄이 형성되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책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상황과 계엄 해제안 의결 등 비화가 담겼다. 비상계엄 해제안 의결 참여와 탄핵 찬성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 대표는 저서에서 "만약 그때 계엄을 해제시키지 못했다면 우리나라, 우리 경제와 안보, 보수진영 그리고 우리 당이 어떤 처지에 처하게 됐을까"라며 "우리는 계엄을 막은 당이어야 한다. 계엄을 옹호한 당이 돼서는 미래가 없다"고 당시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강조했다.


저서에는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을 향한 사과와 위로의 메시지가 담기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탄핵으로 상처 입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그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에 당대표직 사퇴 후 두 달 넘도록 일절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공동 담화나 의원총회에서 친윤계 의원들과의 언쟁에 대해서는 자신이 부족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시인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8일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하겠다면서 한덕수 총리와 했던 공동 담화를 가리켜 "더 신중하게, 어떻게 비칠지 더욱 생각했어야 했지만 서두르다보니 그러지 못했고 부족했다"며 "이 일로 계엄 사태를 수습하던 내 입지는 약해졌다. 비싼 교훈을 얻었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단언해 친윤계 의원들과 언쟁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서는 "그 시점에서 내가 말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부족했다"며 "험한 말을 들어도 그냥 듣기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라고 회고했다.


이번 책 출간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활동 재개라는 분석이 나온다. 발간 시점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마무리되는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시민들과 소통할 자리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달 초부터 북콘서트를 통해 외부 활동에 나서면서 공개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7·23 전당대회에서 윤 대통령과 친윤계의 노골적인 견제 속에서도 62.8%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대표에 선출됐었으나, 그해 12월 당대표직을 내려놓았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내에서 탄핵 찬성·반대파가 갈리는 등 국민의힘이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결국 지도부가 붕괴에 이르면서다. 공교롭게도 한 전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한 지 365일 만이었다.


당시 한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나를 지키려 하지 마시라, 내가 여러분을 지키겠다"는 말을 남기고 정계를 떠났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 "이제 그 말을 지키려고 한다"며 복귀를 공식화했다.


1973년생 이하 친한계 모임인 '언더 73'은 한 대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언더 73 개설자 중 한 명인 박상수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이날 한 전 대표 책을 리뷰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계엄 당시 한 전 대표가 만약 역사적 선택을 받는다면 우리 역사의 큰 쓰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저서에서 한 전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을 위로하면서 한 총리와의 공동 담화나 친윤계 의원들과의 언쟁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친윤계 의원들은 여전히 등판은 성급하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견제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지금 나서면 당의 혼란을 불러올 뿐"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한 전 대표의 시간이 아니다. 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너무 조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에 한 전 대표의 책임이 일정 부분 있는 데다, 지금 탄핵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탄핵이 된 것인 양 책 출간을 통해 대선을 준비한다면 나경원 의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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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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