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 이어 농협도 10월부터 중도해지 이율 하향 조정
“수신금리 하락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탈 가속화 우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도 예·적금 중도해지 이자 조정에 나섰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에 따라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낮아진 가운데 중도해지 금리를 낮추지 않을 경우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감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은행들은 수신금리 하락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객들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10월 5일부터 수신상품의 중도해지 이율을 하향 조정한다. 중도해지이율은 예치기간별로 상이한테 일제히 최저금리가 0.1%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예금을 3개월 만에 찾을 때 기존엔 중도해지 금리가 0.2%였지만 0.1%로 낮아진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5일부터 일반정기예금 등 거치식 상품 11종과 KB마이핏적금 등 적립식 상품 32종 등 수신상품의 중도해지이율을 내렸다. 만기 1개월~3개월 상품의 초저금리는 0.3%에서 0.1%로, 3개월~6개월은 0.5%에서 0.1%, 6개월 이상은 0.5%에서 0.2%로 각각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7월1일부터 청년희망키움통장과 희망키움통장Ⅱ의 1개월 미만 중도해지이율을 기존 0.2%에서 0.1%로, 1개월 이상~3개월 미만은 0.3%에서 0.15%로 각각 내렸다.
또한 기존에 3개월 이상~ 1년 미만 0.8%의 중도해지 금리를 적용하던 것을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으로 변경하고 금리도 0.2%로 낮췄다.
중도해지이율은 예금 가입 때 설정한 만기일 전에 해지할 경우 적용하는 금리다. 은행은 만기까지 예금 유지조건으로 일정 이율을 보장하지만 해지 시 약속한 이율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중도해지 이율을 조정하고 나선 이유는 수신금리가 낮아질 때로 낮아지면서 중도해지이율과 격차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중도해지이율을 조정하지 않을 경우 중도해지이율이 만기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수신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중도해지이율까지 떨어지면서 고객들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뜩이나 0%대 금리가 본격화되면서 정기예금 및 적금을 중도에 해지해 부동산·증시에 투자하는 ‘머니무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03조7000억원으로 전월(707조5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 줄었다. 특히 올해(1~8월)만 보면 13조10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폭증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예금 이탈은 가속화되면서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 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예대율은 은행이 보유한 예금에 비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올 2분기 기준 은행별 예대율은 KB국민은행 100.4%, 우리은행 97.9%, 하나은행 97.5%, NH농협은행 91.7%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을 낼 곳이 마땅치 않아 마른 수건 짜기식 비용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폭증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가계대출을 늘리기는 부담스럽고 예금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은행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