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별 발전 공약 담은 동영상 꾸준히 올려
'시티즈 스카이라인' 활용해 설명해서 '눈길'
시정 경험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일까. 야권 후보 단일화 탓에 정책행보에 시동이 다소 늦게 걸렸는데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자치구별 공약 경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공식선거운동기간 이틀 전인 23일에야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그 전에도 정책행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시민의 시선이 온통 야권 단일화에만 쏠려있던 터라 정책공약이 부각되지를 못했다.
반면 지난 17일 일찌감치 범여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직후 서울시내 각 자치구를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공약 발표에 나섰다. 박 후보는 단일후보 확정 이튿날인 지난 18일 관악구·영등포구·종로구에서 지역공약을 발표했으며, 19일에는 노원구와 동대문구 지역공약도 발표했다.
얼핏 보면 오세훈 후보의 발걸음이 한두 발짝 뒤처진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오 후보 측은 서울시장 재임 경력을 바탕으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별 맞춤 공약을 평소 계속해서 연구하고 준비해뒀기 때문에, 공식선거운동기간 동안 광폭행보를 통해 박 후보를 금방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오 후보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를 통한 '오세훈의 V(Virtual)서울' 시리즈는 최근 연재 속도를 끌어올리며 11편까지 업로드가 이뤄졌다.
인기 도시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시티즈 스카이라인'을 활용해 서울 25개 자치구별 발전 공약을 제시하는 이 시리즈는 지난달 26일 노원구 편부터 시작됐다. 이달 2일에 동대문구 편, 9일에 광진구 편이 올라온데 이어, 지난 16일부터는 거의 매일 하루에 한 편 꼴로 가속도가 붙었다.
준비된 공약에 현장유세 결합하면 파괴력 기대
吳 "역시 시장 일 해봐 구석구석 잘 알지 않냐"
16일에 강북구 편이 올라왔으며 17일 금천구·18일 구로구·19일 영등포구·20일 중랑구·23일 성북구·24일 관악구 순으로 자치구별 핵심 정책을 담은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19일에 업로드된 영등포구 편을 보면 △영등포역~금천구청역 사이의 경부선 철도를 지하화해 녹지·문화·복지공간 창출 △문래동 철공소 등 일대의 준공업지역을 고도 상업시설·업무지구로 개편해 여의도의 금융허브기능 확산 등이 담겨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4일에 올라온 관악구 편에서는 △경전철 신림선의 차질없는 완공 △서울대 관악캠퍼스 주변 바이오·제약·지식산업단지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러 자치구에 공통되는 공약도 있다. 영등포구 편과 관악구 편에서는 공통적으로 경전철 신림선 종착역 연장 검토 공약이 나온다. 9호선 샛강역이 종착역으로 돼있는 경전철 신림선을 여의도역까지 연장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경전철 신림선은 여의도역에서 5호선·9호선 급행·신안산선 등과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오 후보가 동영상이 끝날 때마다 "역시 시장 일 해봐서 서울시를 구석구석 잘 알지 않느냐"라고 자신하는대로, 오 후보 측은 이미 준비된 자치구별 맞춤형 공약들이 25일부터 시작된 공식선거운동기간 중의 현장 유세를 통해 본격적으로 소개되면 시민들의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버추얼 서울' 첫 편인 노원구 편에서 제시됐던 △창동차량기지에 스타필드와 같은 대형 복합몰을 들여 동북권 상업유통중심지로 개편 △한전연수원 부지에 사립대 제2캠퍼스 유치 △군자교~청담대교남단 지하연결로 동부간선도로 상습정체 해소 등은 당장 이날 있을 노원역 롯데백화점앞 유세 과정에서 현장 제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