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재계약 당시 FA B등급에 해당하는 연봉 계약
LG 이적 후 팀 내 3위, 인센티브 조정없으면 A등급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서건창이 FA 등급 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LG는 27일 투수 정찬헌(31)과 키움 내야수 서건창(31)간 1대1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2012년 신인왕, 2014년 MVP에 등극했던 서건창은 안타 생산력이 뛰어난 정상급 2루수로 통한다. 올 시즌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LG는 우승 적기라고 판단, 경험 많은 2루수를 영입하며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서건창이 처한 상황이다.
KBO리그는 올 시즌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FA 등급제를 실시한다. 연봉에 따라 A~C등급으로 책정되며 A등급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지불하게 된다.
반면 B, C등급은 보상 규정이 완화되기 때문에 주전급 외의 선수들은 보다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서건창은 지난해 3억 5000만 원이었던 연봉에서 1억 2500만 원이나 줄어든 2억 2500만 원에 계약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당초 키움 구단의 제시액이 3억 2000만 원이었는데 선수 스스로 9500만 원을 더 깎아내렸던 것.
서건창이 자진해서 연봉을 크게 깎은 이유는 FA 등급제에서 A가 아닌 B등급을 받기 위함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서건창은 이번 계약으로 인해 A등급(FA를 제외하고 팀 내 연봉 3순위 이내)을 피할 수 있었다.
선수 입장에서 B등급으로 분류되면 선택지가 훨씬 넓어지는 게 사실이다. 만약 서건창이 3억 2000만 원에 계약했다면 이적 시 보호 선수 1명(20인)+전년 연봉의 200%(6억 4000만 원) 또는 300%(9억 6000만 원)의 제법 큰 보상 규모가 발생한다.
하지만 B등급을 자처하면서 보호 선수 1명(25인)+100%(2억 2500만 원) 또는 200%(4억 5000만 원)로 보상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보상 선수 없이 보상금만 지불할 경우 최대 5억 1000만 원의 액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LG 이적 후다. 비FA 고액 연봉자가 다수 포진한 키움과 달리 LG는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 시즌 LG에서 FA 계약자(김현수, 오지환, 김민성, 차우찬) 등을 제외하고 최고 연봉자는 유강남과 채은성(3억 원)이다. 이들을 제외하고 서건창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비FA는 아무도 없다. 결국 팀 내 연봉 3위에 위치해 A등급으로 분류된 서건창이다.
변수는 발표 연봉에서 제외되는 인센티브다. KBO는 시즌이 끝난 뒤 각 구단으로부터 인센티브가 포함된 실제 지급액을 놓고 순위를 매긴 뒤 FA 등급을 발표할 예정이다.
LG 내에서 서건창 다음으로 연봉이 높은 선수는 임찬규(2억 2200만 원)와 양석환(2억 1000만 원), 그리고 이천웅(1억 9000만 원)과 고우석, 정우영, 이형종(이상 1억 8000만 원)이다. 이들 중 서건창보다 인센티브를 더 받는 선수가 나온다면 전략적 선택을 했던 B등급으로 조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