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거대양당이 이전투구"…안철수, 독자적 대권도전 '초읽기'


입력 2021.09.16 11:50 수정 2021.09.16 11:5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정권교체 위해 어떤 일도 마다 않아

추석때 국민 고견 수렴 시간 갖겠다"

차기 대통령 '4대 정책비전'도 제시

당헌개정 없이 대권도전수순 밟을듯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양당 간의 대권경쟁을 "이전투구"라고 비판했다. 야권 대권주자들의 도덕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안 대표가 차기 대권에 독자적으로 도전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자신의 정계입문 9주년을 맞이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흘 뒤인 9월 19일은 내가 만 9년전 정치에 입문한 말이며 10년차로 접어드는 날"이라며 "국민이 보내준 뜨겁고도 아름다운 열망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과분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나의 부족함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국민적 명령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내 초심과 각오는 10년차가 된 지금 이 순간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력 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사실상 정치에 발을 담궜지만, 그 자신은 공식적인 정계입문 시점을 18대 대선을 앞두고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2012년 9월 19일로 기산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초심(初心)과 각오란 곧 대권 도전이 된다. 독자적으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정계입문 9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재차 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간의 대권경쟁을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싸잡아 비판함과 동시에, 야권 대권주자의 도덕성 또한 문제삼았다. 자신이 운신할 활동 공간을 넓히는 사전 정지 작업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대표는 "거대 양당의 대선 경선은 이전투구다. 네거티브와 돈 나눠주기 경쟁만 난무한다"며 "대선이 '받고 얼마 더'를 외치는 도박판이 된다면, 누가 되든 지금의 무능과 위선의 정권이 포퓰리즘 정권으로 자리바꿈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야당의 무기는 도덕성이어야 한다. 모든 권력을 틀어쥔 대통령과 여당과 싸우기 위해서는 오로지 당당해야 한다"며 "야권이 도덕성 경쟁에서조차 앞설 수 없다면 야권은 필패"라고 꼬집었다.


이날 안 대표는 추석 연휴 동안 자신이 정권교체를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할지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차기 대통령의 과제를 네 가지로 정리해서 제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제3지대'에서 독자적인 대권 도전의 결심을 굳히고, 연휴 이후 국민 여론을 보고한다는 형식으로 대선 출마로 나아가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이제는 기득권 양당의 적대적 대결정치를 넘어서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 정권교체를 위해 나 안철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며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나 안철수가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고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차기 대통령의 과제로 △교육·노동·연금 3대 개혁의 추진 △국민안전 △미래성장동력의 창출 △동북아 안정과 대한민국 안보의 확보를 제시했다. 사실상 대권주자로서 정책비전이다. 추석 연휴 동안 지지층의 여론을 수렴한 뒤, 대권 도전으로 나아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그간 안철수 대표는 현직 당대표를 맡고 있어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둔 국민의당 당헌상 당헌의 개정 없이는 대권 도전이 어렵다는 해석이 있어왔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해석이 '잘못된 해석'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굳이 당헌 개정 절차까지 밟을 경우 오로지 특정인만을 위한 당헌 개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모양새가 나쁘기 때문에, 당헌 개정 절차 없이 해석을 통해 대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이번 월요일 최고위에서 국민의당 당헌에 대한 법률 검토가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화요일에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들 50여 명 정도가 화상회의를 했다"며 "일부 언론에서 우리 당헌을 보고 나름대로 해석을 했던데 잘못된 해석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자신이 대권 도전 대신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열리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가정에 가정에 가정을 상정하고 답을 하라는 말같이 들린다"며 "대선 때 국민의당이, 그리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그것에 집중해서 고민을 하겠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