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포커스보고서
유럽연합(EU) 지역의 에너지 공급 차질이 심화되고 재정취약성이 커질 경우, 우리나라 실물·금융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은 29일 해외경제포커스 '유럽 에너지위기대응 현황 및 재정건전성 평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및 에너지 위기 대응으로 유럽지역 재정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향후 에너지 공급차질이 심화되돼 재정취약성이 더 커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금융 시장 등을 통해 우리나라 실물·금융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파급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충격과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등 고부채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다. EU 국가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약 2000억 유로 규모의 정책을 집행한 영향이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는 GDP 대비 정부부채가 ▲2019년 134.1% ▲2020년 154.9% ▲2021년 150.3% ▲147.2% 등을 기록했다. 스페인 역시 GDP 대비 정부부채가 ▲2019년 98.2% ▲2020년 120.4% ▲2021년 118.3% ▲2022년 113.6%을 기록했다. 전체 유로지역의 GDP 대비 정부부채는 2019년 83.9%에서 2020년 97.0%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93.0%로 소폭 개선됐다.
보고서는 긍정적 시나리오로 에너지 공급차질이 현재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유럽지역 재정건전성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에너지 공급차질이 심화되고 재정 대응이 확대될 경우 이탈리아 등 가스 의존도가 높은 고부채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취약성이 증대될 위험이 크다고 봤다.
가스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에너지 공급차질에 따른 성장 둔화와 재정수요 증가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특히 고부채 국가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제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지역 에너지 공급차질이 심화될 경우 LNG 수요가 추가로 확대되면서 확보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가격 변동성도 확대될 수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 재정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대유럽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유럽자금이 상당 규모 유출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된 바 있어 관련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