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쿠팡 바통 받자”…나스닥 선택지 두는 韓 유니콘


입력 2024.09.17 08:00 수정 2024.09.17 08:00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네이버웹툰 상장 성공에 후발주자 ‘주목’

국내 대비 기업가치 책정·자금조달 유리

“성장동력 마련” vs “위험요소 多” 이견

ⓒ픽사베이

미국 주식시장(IPO)에 도전장을 내밀려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증시에 한계를 느낀 비상장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자 미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관심을 보이며 입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나스닥 입성에 성공한 국내 기업으로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웹툰 엔터테인먼트)이 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6월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네이버웹툰의 뒤를 이어받을 다음 상장 주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여행 플랫폼 야놀자는 나스닥 상장을 예고한 뒤 미국 맨해튼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외형 확장에 돌입했다. 다만 당초 올 3분기 나스닥 상장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내년으로 일정을 미룬 상황이다.


패선 플랫폼 무신사는 북미·일본 시장 확대를 노리는 만큼 해외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931억원, 8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0.2%, 15.9% 증가한 수준이다.


이같은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국내에서 ‘패션 플랫폼 1위’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는 만큼 무신사는 기업가치가 5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길 희망하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 미국이 국내보다 유리해 미국 상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으나 확실하게 정해진 내용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재난안전 및 방지 전문기업인 로제AI와 종합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티맥스 등의 미국행도 언급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픽사베이

이처럼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코스닥이 아닌 나스닥 입성을 노리는 배경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거론된다. 국내 증시 저평가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면서다.


또 코스닥 상장 조건이 나스닥 대비 까다롭다는 점, 한국 대비 미국 증시가 대규모 자금이 수월하다는 점 등도 국내 기업들이 눈길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앞서 지난 2021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대표적인 국내 기업의 미국 상장 사례로 등극한 쿠팡의 사례를 살펴보면 회사는 당시 누적 적자가 4조원이 넘었던 탓에 국내 코스닥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이에 미국 나스닥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 공모가 기준 630억달러(당시 2조원) 가치를 인정받았고 IPO를 통해 5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며 누적 적자를 만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전 세계 자본이 집중된 최적의 시장인 만큼 기업이 몰리는 게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심이 집중된 시장에 상장할 경우, 기업의 사업 추진이 보다 유리하고 성장 동력이 마련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기업의 나스닥행이 마냥 쉬운 일이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나스닥은 상장 심사 등에 들어가는 최초 등록비가 한국거래소의 3~4배가량 될 뿐 아니라 상장 유지를 위한 공시·회계·법률 등에 매년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이 투입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네이버웹툰의 주가가 하락하며 기업가치 하락을 면치 못한 점을 고려하면 상승장이 무조건 보장된 게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주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나스닥 입성 당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으나 불과 3개월 만에 주가가 무려 50.9%(6월 27일 공모가 21달러→9월 12일 종가 10.31달러) 떨어지며 반토막 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스닥에 성장하면 얻는 것도 많지만 전 세계 기업들이 경쟁을 펼치는 시장인 만큼 잃은 것도 많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주가가 부진한 기업에 대한 퇴출이 국내 대비 쉬운 편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