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량 10.3% 급감
각 업체, 성장 전략 모색 활발
코로나19 당시 고속성장한 국내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자 주요 업체들이 올해 위기 탈출을 위한 성장 전략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가격·판촉행사 정책 변경, 프리미엄 제품 강화 등 성장 저해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모양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2만7441톤으로 전년 대비 10.3% 급감했다. 위스키는 코로나19 당시 홈술 문화가 유행하고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2023년 위스키 수입량은 역대 최대인 3만586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엔데믹에 고물가까지 겹치자 다른 주류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었다. 주류업계에서는 SNS 바람을 타고 유행을 탔다가 금세 거품이 빠진 수입 맥주, 막걸리, 와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위스키업계는 바텐딩 이벤드를 강화하고 있다. 바텐딩 이벤트는 유명 바텐더가 참석자에게 다양한 칵테일을 만들어 제공하며 음주 경험과 주류에 대한 교육 등을 진행하는 행사다. 술의 역사, 제조 과정, 특징에 대한 설명 등을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여기에 주 소비층이 중장년에서 Z세대 ‘홈술족’(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으로 이동하자 업체들은 5만원 미만의 저가 위스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하이엔드 위스키 마니아를 겨냥해 병당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위스키 판매에 나섰다.
골든블루는 올해 판매 채널과 타겟 소비자층 확대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골든블루 쿼츠'를 통해 가정용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위스키 문화를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골든 하이볼'을 통해 2030세대의 트렌디한 음용 문화를 새롭게 정의하며 위스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브랜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다. 동시에 카발란·노마드·맥코넬스 등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들의 국내 인지도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페르노리카는 가격 만족도와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가격 및 프로모션 정책도 개편했다. 발렌타인 10·17·21년, 로얄살루트 21년 시그니처·몰트·그레인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최대 13% 내렸다.
유행 주기가 짧은 국내 주류시장 변화에 발맞춰 주력 제품군도 다양하게 수정했다. 기존 블렌디드 위스키 중심이었던 주력 포트폴리오를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리벳’, ‘아벨라워’ 등과 아이리시 위스키 ‘제임슨’ ‘레드브레스트’, 미국 ‘제퍼슨 버번’ 등으로 확대했다.
또 식전주 시장과 칵테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샴페인과 로제 와인, 테킬라 등을 선보이고, 클래식한 이미지에서 탈피한 디스토피아 콘셉트의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도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디아지오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한다는 전략이다.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위스키 애호가, 수집가 등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라인업을 함께 선보여 젊은 소비자 층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디아지오의 세계 판매 1위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를 앞세워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플랫폼과 문화적 트렌드와 결합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위스키 페어링’과 ‘위스키 콜키지 문화’를 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식당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글렌피딕의 경우 기존 매니아층을 넘어 위스키 입문자 및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글렌피딕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글렌피딕 테이스팅 &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힌다. 브랜드 앰버서더가 직접 위스키 지식 부터 음용 방법 등을 프로그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트렌드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가성비 높은 제품과 프리미엄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은 꾸준하다”며 “다양한 음용법 개발과 브랜드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소비자들의 수요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이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