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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서 논리를 찾을 수 있을까…뮤지컬 ‘베르테르’ [D:헬로스테이지]


입력 2025.02.18 14:29 수정 2025.02.18 14:2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3월 1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저 산이 나를 부른다 어서 내게 오세요 작은 호기심에 이끌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이 배는 무너져 간다 이 배는 침몰해간다” - ‘자석산의 전설’ 넘버 中


‘자석산의 전설’은 베르테르의 비극적 운명을 암시한다. 배를 구성하는 쇠붙이들이 자석산의 힘에 이끌려 산산이 부서져 난파하듯, 베르테르 역시 호기심에 이끌린 사랑으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무너져 버린다. 결국 ‘자석’과 같이 사랑은 참는다고 참아지지 않는, 불가항력이란 말이다.


ⓒCJ ENM

‘베르테르’는 1774년 발표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무려 250년이 된 고전 중의 고전이고, 뮤지컬로 만들어진 지도 2000년 초연 이후 올해로 25주년이 됐다. 현재 12번째 시즌으로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작품은 원작의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 발하임에 머무는 베르테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롯데에게 한눈에 반하고, 롯데 역시 문학적 영감을 공유할 수 있는 베르테르에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롯데에게는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베르테르는 절망에 빠지고 발하임을 떠나지만 자석 같은 힘에 이끌려 되돌아온다.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소설의 결말 때문에 모방 자살 시도가 잇따라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는 점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CJ ENM

사실 ‘베르테르’에서 보여지는 베르테르와 롯데의 사랑을 ‘머리’로 이해하긴 어렵다.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사랑은 지나치리만큼 맹목적이고 순수하다. 또 어느 순간엔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다가 순간 위태롭게 흔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사랑에서 ‘논리’를 찾을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되물어 본다면 그때 비로소 베르테르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이런 지점이 원작 소설, 그리고 뮤지컬이 오랜 기간 대중적 공감을 얻고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전미도의 롯데는 여전히 풋풋하고 무해하다. 무대 곳곳에 놓인 색색의 꽃들과 전미도의 뽀얀 얼굴, 화사한 미소, 아름다운 목소리까지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어느 것 하나 아쉬움이 없다. 후반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롯데의 혼란스러운 감정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특히 갑작스럽게 타오르는 베르테르의 감정이 관객에게 다소 부담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도 롯데의 순수함이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춘다. 3월1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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