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4’ 류현진 QS, 이치로 같은 도우미 없었다
양키스전 퀄리티스타트에도 오히려 패전투수
3안타 이치로 같은 든든한 지원군 없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미니 한일전'에서 석패했다.
투타에서 구로다 히로키(38)·스즈키 이치로(40) 콤비가 힘을 합쳐 류현진을 괴롭혔던 것과 비교할 때 류현진에겐 부담을 덜어줄 도우미가 없었다. 그런 탓에 LA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3패(6승)째를 당한 류현진은 최근 3경기에서 호투하고도 7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럭저럭 자기 몫은 다했지만 백전노장 이치로와의 대결에서 밀린 것이 뼈아팠다. 일본야구가 배출한 불세출의 슈퍼스타로 꼽히는 이치로는 전성기가 지난 불혹의 나이에도 이날만큼은 여전히 방망이를 매섭게 돌리며 류현진을 공략했다.
이치로는 류현진을 상대로 솔로홈런 포함 2안타를 작렬했다. 특히, 6회 때린 홈런은 류현진이 패전투수가 되는 결정적 빌미가 됐다. 이치로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에도 다저스 구원투수 파코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로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이날 양키스가 올린 득점의 대부분이 이치로의 안타와 출루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떠올릴 때, 류현진이 이치로 봉쇄에 실패한 것이 뼈아프다. 이치로는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위치선정과 그림 같은 호수비를 선보이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양키스 선발로 등판한 구로다의 호투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구로다는 6.2이닝 8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기록, 선발투수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에 판정승을 거뒀다. 구로다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예리한 싱커를 바탕으로 다저스 타선을 묶으며 여유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약 한 달 만에 거둔 승리(7승)다.
본인의 호투에 이치로라는 든든한 지원군까지 등에 업은 구로다에 비해 류현진은 경기 내내 외로웠다. 이날 다저스는 10안타와 볼넷 3개를 얻어, 8안타 2볼넷을 얻은 양키스보다 더 많은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은 뒤졌다.
어이없는 주루사와 송구미스 등이 겹쳐 이날 경기에만 무려 4개의 실책을 저지른 다저스는 공수 양면에서 자멸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라있는 다저스 타선이 뽑은 점수는 2점에 불과했다. 마운드를 내려가자마자 불펜진이 추가실점, 흐름도 바꾸지 못했다.
미니 한일전에서의 패배한 아쉬움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다저스의 불안한 갈지자 행보가 류현진에 미칠 영향이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처럼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독한 에이스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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