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스타필드 하남 오픈 첫 주말 "주차하는데만 1시간"
국내 최대 규모 주차장 무색, 무료주차도 영향...마트 3개나 입점 차별화 필요
지난 9일 그랜드오픈한 신세계의 '스타필드 하남'의 오픈 첫 주말(10일) 교통 상황은 예상했던 대로 '대란'을 방불케 했다.
팔당대교를 넘으려고 평소 주말에도 평균 1시간 이상 지체된다는 이 지역은 이날 오히려 팔당대교 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고 스타필드 하남으로 들어가려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양평 등으로 나들이 가는 차들이 이날은 스타필드 하남으로 모두 차량 핸들을 돌린 것처럼 보였다.
10일 오후 2시 서울 한남동을 출발해 스타필드 하남으로 향했다. 평소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는 곳이라 가는데만 3시간을 예상했다. 하지만 의외로 올림픽대로도 크게 정체가 심하지 않았고 스타필드 하남이 보이는 곳까지 30분 만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스타필드 하남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만 약 1시간을 보냈다.
차가 움직이지 않자 건물 앞에 불법 주차를 해놓고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세계 측은 도로나 지하철, 버스 등 교통 인프라는 신세계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동시 주차 가능대수 6200대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등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스타필드 하남 입구에서 이렇게 차가 밀리는 것은 설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렵게 주차장에 들어섰지만 주차장 안 역시 만차로 주차할 곳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무료 주차를 시행하다 보니 차들의 순환이 크게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오픈할 때 교통 문제 지적으로 교통 인프라 개선 및 주차장 전면 유료화를 시행했던 것과 정반대였다.
스타필드 하남에서부터 차량 정체 극심...무료 주차 영향 커
약 3시 30분에 주차를 하고 신세계백화점 지하 PK마켓을 먼저 들렀다. PK마켓과 그 앞의 식품관은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많은 부분 유사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후 식품관에 이렇게 대규모의 식당과 식품관이 들어선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PK마켓은 국내 마켓 중 양적인 면에서는 단연 최고로 꼽고 싶다. 해외에서는 여럿 본 적이 있지만 국내 마켓 중에 이렇게 다양하게 제품을 진열해 놓은 곳은 없었던 것 같다. 국내 브랜드 뿐 아니라 수입품까지 아주 다양했고 고급감을 지향했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스타필드 하남점을 오픈하며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VIP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자사의 VIP로 올려주는 스테이터스 매치(Status Match)를 해주고 있었다.
신세계에서 쇼핑 테마파크를 지향하며 선보인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를 방문했는데 예상보다 고객들이 많지 않았다. 아쿠아필드는 찜질스파와 워터파크 각 1000명씩 들어갈 수 있는 곳이나 이날은 약 500명이 입장했다고 했다. 여름 시즌이 지난 탓도 있지만 대인 기준 워터파크 입장료가 3만8000원이라는 것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인 기준이 만 13세 이상이라 청소년들도 대인 요금을 내고 입장해야 한다.
스포츠몬스터 역시 400명까지 동시 입장이 가능했지만 평균 100여명이 입장한 게 전부여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스포츠몬스터도 2시간 이용에 성인 기준 2만3000원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 스포츠몬스터는 청소년 요금제를 따로 측정해 놓고 있었다.
신세계 측은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하면서 '쇼핑테마파크'를 지향했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가족 단위 쇼핑객들이 대다수였다.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예상보다 사람 없어...마트만 3개 입점
스타필드 하남에서 가장 붐볐던 곳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매장이었다. 트레이더스에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고객들로 붐비면서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는 일도 여러 번 발생해 고객들이 기다리다 올라가는 일을 반복했다.
또 스타필드 하남에만 마트가 3개나 있어 고객들이 '결정 장애'를 일으킬 것 같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마트별로 차별화를 꾀하려고 했지만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유를 하나 사더라도 트레이더스나 노브랜드나 PK마켓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마트에서 새롭게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매장 '메종티시아'는 유럽풍의 화려한 디자인 제품들이 많아 구경하는 고객들은 많았지만 구매로 크게 이어지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지하에 입점한 한샘 매장에 고객들이 훨씬 많아 보였다. 비록 한샘 매장이 메종티시아 보다 더 복잡하고 정리가 안 된 느낌이지만 고객들은 아직까지 메종티시아라는 처음 들어 보는 브랜드보다 한샘 브랜드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았다. 또 단순히 디자인이 예쁜 것 보다 실용성을 많이 고려하는 듯 했다.
결국 스타필드 하남의 첫 주말은 엄청난 사람들이 몰리면서 성공을 예감케 했다. 이 주변에 있는 롯데아울렛 구리점과 롯데마트 구리점 등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였다. 다만 교통이나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들이 시급히 마련됐으면 한다. 주차 안내요원도 많이 부족해 보였다. 또 스타필드 하남은 쇼핑테마파크를 지향했지만 거기에 수영이나 찜질을 하러오는 고객보다 쇼핑을 하러 온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백화점과 몰, 마트 3개 등이 겹치는 '카니발라이제이션'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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