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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오 "독대 전, 최순실에 삼성 회장사 역할 못한다" 불만토로


입력 2017.06.01 00:39 수정 2017.06.01 05:55        이광영 기자

정유라 후견인 전 승마협 전무 증언...특검 추측진술 신뢰성 흔들어

"2차 독대전, 승마지원로드맵 아는 사람은 세명뿐...삼성 알지 못해"

정유라 후견인 전 승마협 전무 증언...특검 추측진술 오락가락 신뢰성 흔들어
"2차 독대전, 승마지원로드맵 아는 사람은 세명뿐...삼성 알지 못해"


삼성의 승마지원 핵심증인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3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뇌물공여 의혹'에 대한 제21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차 독대시기인 2015년 7월 25일 전후로 "최순실에게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면서 "당시 승마지원로드맵은 삼성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2차 독대(2015년 7월 25일) 이전인 7월 23일 최순실씨에게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삼성의 승마지원이 이재용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전 확정돼 있었다면, 굳이 이런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에서, 삼성이 합병을 위해 비선실세의 존재를 미리 파악해 승마를 지원했다는 특검의 주장에 반하는 증언이다.

박 전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1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 그로부터 사흘 뒤인 7월 26일 최씨에게 '삼성이 협회사로서 잘못한다' '(삼성이) 5억원 지원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등 고발성 문서를 보낸 사실을 인정하며 이같이 털어놨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독대한 ‘2015년 7월 25일 전후로 ’승마지원로드맵‘에 대한 보고서를 알고 있었던 사람은 증인, 최씨,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 세 명 뿐이지 않은가’란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당시 이 세명에게 문서(승마지원로드맵)를 보내기 전에는 삼성의 승마지원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지 않느냐‘는 변호인단의 추궁에 “그렇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공판 역시 특검이 증인 사전조사시 추측에 의한 조사진술이 있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마장마술 말 살시도의 소유권 문제와 관련, 최씨가 크게 화를 내며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당장 (독일로)들어오게 하라"고 얘기하면서 혼잣말로 '삼성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다'라고 진술, 특검의 삼성 합병 대가에 대한 말 지원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한 발언에 대해 변호인단이 "이렇게 얘기한 것을 들은 적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그는 "최서원(순실)이 혼잣말로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는 정확히 들었고, 앞에 정확하게 합친다인지 모라고 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안나는데 그런 뉘앙스여서 그렇게 진술했다"면서 "을이 갑 같이 행동을 해서, 그런 정황상 그렇게 생각을 했다"고 애매모호하게 답했다.

아울러 증인이 특검에서 '승마협회 임원도 아닌 나를 만나 운영을 물어볼리 없고, 정유라를 돌보고 있어서 나를 만나자고 하나 싶었다'고 진술, 마치 최순실의 영향력 때문에 삼성이 접근한 것처럼 진술했으나, 변호인단의 같은 질문에는 "그런 마음도 포함돼 있다"고 말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어 '승마 전문가이고 인맥도 좋아서 만나자고 한 것은 아닌가?'란 질문에도 "그랬을 수도 있다"고 말해 박 전 전무의 특검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흔들었다.

하지만 박 전 전무는 삼성의 승마지원은 협회와 승마를 지원한다는 의미가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 씨가 승마지원을 언급할때는 승마선수인 딸을 포함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없었던 측면이 있지만 삼성의 지원은 승마를 주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정유라는 승마선수들 중의 한 명으로 지원하겠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작성한 로드맵 문서에 정유라의 이름을 표기한 것은 개인을 지원하려는 목적이 아닌 단지 사례를 들기 위함이었을뿐 큰 의미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전무는 “지난 6월 15일 작성된(승마지원)로드맵 문서에 정유라 이름을 표기한 것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였기 때문에 승마선수들의 사례로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 계약서와 관련, 계약서 초안 작성은 물론 대한승마협회를 통하지 않고 정유라에 직접 지원을 제안한 것도 자신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그는 “많은 승마 선수들의 꿈은 메달 획득이 아닌, 올림픽출전”이라면서 “이를위해 우수마 구입과 전지훈련 등 국가나 기업들의 후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전무는 “비싼 말들의 경우, 1000만달러를 호가한다”며 승마인들이 기업 유치위해 노력해왔으며 삼성과 한화 등 대기업들이 지원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장사인 삼성의 지원을 받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기대했기 때문에 삼성과 코어스포츠간 용역계약도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준비를 위한 해외전지훈련을 위해 체결된 것이라면서 정유라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약 체결을 바랬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용역계약을 추진한 최 씨가 처음 태도를 변경해서 정유라를 제외한 선발을 막았고 이 때문에 애초 목적 변질된 것인가’라는 변호인단의 신문에 ‘네’라고 답하며 이를 인정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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