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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특급’ 권창훈이 쏘아 올린 희망


입력 2017.12.04 08:47 수정 2017.12.04 08:4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올 시즌 디종 주전 멤버로 활약하며 상승세 이끌어

권창훈. ⓒ 데일리안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의 디종 FCO은 강등을 가까스로 피했다. 리그 최종전까지 살얼음판을 걸었고, 18위 로리앙을 승점 1 차이로 따돌리며 잔류에 성공했다.

2017-18시즌이 개막하기 직전, 디종이 강등 1순위로 손꼽힌 것은 당연했다. 팀 사정상 대형 선수 영입이 어렵고, 실제로 돋보이는 전력보강도 없었다.

그런데 디종은 전문가와 팬들의 예측을 뒤엎었다. 올 시즌 16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6승 3무 7패 승점 21점을 기록하며 10위에 올라있다. 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 쌓은 승수를 따라잡을 기세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는 3승 1패의 상승세를 보이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디종 상승세의 중심에는 ‘빵훈이’ 권창훈이 있다. 권창훈은 올해 1월 수원 삼성을 떠나 디종으로 이적했다. 적응은 쉽지 않았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팀을 옮겼고 부상까지 겹쳤다. 팀이 생존에 사활을 건 혈투를 이어가면서 신입생을 투입할 여유도 잃었다. 권창훈은 8경기(선발 2) 출전, 총 220분 동안 프랑스 무대를 경험했다는데 만족했다.

권창훈은 올여름 프리시즌에서 이를 갈았고, 강호 마르세유와 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올리비에르 달로글리오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리그 3라운드 렌과 맞대결에서는 프랑스 무대 데뷔골을 터뜨리며 한 단계 올라서기 시작했다.

확고한 주전은 물론이고, 왼쪽 측면에 위치해 공격의 중심 역할까지 도맡았다. 권창훈의 빠른 발이 팀 공격 속도를 높였고, 역습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예리한 볼 터치와 드리블이 팀의 주공격 무기가 됐고, 코너킥과 프리킥을 도맡을 정도로 킥 능력까지 인정받았다. 최근 4경기에선 3골 1도움의 환상적인 활약상을 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권창훈은 올 시즌 15경기(리그+컵) 출전 5골 2도움을 올리고 있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디종이 상승세를 내달리는 데 권창훈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권창훈 덕에 줄리오 타바레스(4골 2도움)와 벤자민 자노(4골)까지 살아났다. 권창훈이 상대 수비진을 휘젓고, 예리한 크로스와 패스로 동료들의 결정력을 살려줬기 때문이다. 웨슬리 사이드(3골 2도움), 중원 사령관 세카(2골 3도움) 등 권창훈이 가져온 효과는 공격진에만 머물지 않는다.

권창훈은 전방과 후방을 끊임없이 넘나드는 움직임을 통해 팀의 공수 균형까지 이뤄냈다. 그의 투지와 헌신을 보고, 공격에 위치한 동료들의 수비 가담이 활발해진 것.

기록만 보면 수비 안정이 이루어졌다 확신할 수는 없다. 디종은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58실점을 내줬고, 올 시즌에는 16경기에서 27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득점과 차이다. 디종은 지난 시즌 46골을 넣었다. 득실차는 -12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4골을 넣고 있다. 득실차가 -3으로 균형이 잡힌 모습이다.

디종은 잔류를 걱정하며 시즌을 출발했지만, 중상위권 도약을 바라보는 단단한 팀으로 거듭났다. 한국산 특급 권창훈을 바라보며 미소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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