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기만료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GBC준공까지 머무나?
영업이익 1조원 성과 등 긍정적인 평가…매출 내림세에 연임 실패 가능성도
내년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면서 각 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21일 만료됨에 따라 다시한번 연임이 가능할 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6년 6개월 동안 현대건설 수장으로 자리해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현대건설을 이끈 두 번째 최장수 CEO로 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77년 1월에서 1992년 1월까지 15년간 현대건설을 경영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3년을 주기로 사장이 대부분 바뀌었지만, 정 사장은 지난 2015년 한차례 재선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정 사장은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7년 가까이 현대건설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반적으로 정 사장의 재임기간 동안 꾸준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연임 전망은 밝은 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도 호 실적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9월 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알려진 공사비 2조6000억원의 서울 서초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사업권을 가져오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삼성동의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준공될 때까지 정 사장이 연임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안정적인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숙원사업인 GBC는 전날 서울시 건축위원회가 ‘현대자동차부지 특별계획구역 복합시설 신축사업’의 심의를 조건부(보고) 의결하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전체 매출이 내림세로 돌아섰고,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정 사장의 입지도 좁아져 연임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7.7%, 8.8% 줄어들었으며, 3분기 매출액도 지난해 3분기 보다 5% 감소하면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4분기도 내림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의하면 올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대비 3.3% 하락한 5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5.1% 하락한 3466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반포주공 수주가 정 사장에게 독이 될지도 모르겠다”면서 “수주 당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힘겹게 수주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에 대해서는 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수현 사장을 비롯해 내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건설사 CEO는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조기행 부회장은 지난 8일 유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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