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상압박 확대시 5년간 수출손실 약 7조원"
한경연, 긴급세미나 개최...철강에서만 수출 24억달러 감소
일자리도 4만5251개 줄어...한국 경제 샌드위치 신세 우려
한경연, 긴급세미나 개최...철강에서만 수출 24억달러 감소
일자리도 4만5251개 줄어...한국 경제 샌드위치 신세 우려
미국의 통상 압박이 세탁기·태양광·철강에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등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5년간 수출 손실이 약 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대미 통상전략 긴급점검 세미나: 미국발 통상위기, 전망과 대응방안’을 개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통상압박이 확대되면 향후 5년간(2018∼2022년) 적어도 68억600만달러(약 7조2800억원)의 수출 및 17조1825억원의 생산유발 손실을 입고 4만5251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 날 행사에서 '미국 통상압력 조치, 전망과 파급영향'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철강산업은 현실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관세 25% 적용 시 5년간 최소 24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 타 품목에 비해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유발손실은 6억5798억원에 이르고 이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 수도 1만3029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자동차부품산업에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시 수출손실액은 3년간 19억7000만달러로 전망됐다. 생산유발손실과 취업유발손실도 각각 5조3967억원과 1만7639명으로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함께 태양광·세탁기·반도체 업종은 각각 17억100만달러, 3억9730만달러, 3억3400만달러의 수출 손실과 3조6406억 원·8501억 원·7153억 원의 생산유발손실, 1만198명·2381명·2004명의 취업유발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 인해 향후 철강·세탁기·반도체 등 5개 품목에서 약 4만5000개의 일자리 손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최남석 교수는 “각 분야의 파급영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국시장의 상징성도 크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박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최근 미국의 통상압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염두고 두고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원기 교수는 이번 무역보복 조치에 우리나라가 포함된 이유가 우리 기업이 값싼 중국산 철강제품을 미국에 들여오는 핵심적 우회수출 통로라는 인식 외에도 트럼트 대통령의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통해 FTA 재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점증하는 미국의 통상 보호주의에 대해서는 우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확립된 국제통상규범에 입각한 가용수단을 활용해 대응해야 한다"며 "미 의회 및 통상당국과 전 방위적 통상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 핵심 통상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통상특사’ 파견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과 한·미 FTA협상 수석대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김종훈 전 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식 통상정책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거대 경제권의 보족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김 전 의원은 "트럼프의 미국 일방주의식 통상정책이 오는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동안 이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중국과 EU 등 거대경제권의 보복 조치가 상호 상승작용을 할 경우 우리 수출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결 방안으로 다른 국가들과의 WTO 공동 제소 등으로 국제적 여론을 최대한 활용하고 한·미 FTA개정 협상을 미국의 통상 압박을 완화시키는 소화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미 무역과 투자에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미국 업계와 상·하원 의원 등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도 이 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미국발 전방위적 통상압박이 중국과 EU의 보복을 불러와 보호무역주의 태풍으로 발전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엄청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엄중한 만큼 ‘토탈 사커’처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 그리고 민간 기업을 망라한 컨트롤 타워를 가동하고, 외교안보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