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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 최희문 '마이웨이'에 쏠리는 눈


입력 2018.04.23 06:00 수정 2018.04.23 10:36        부광우 기자

지난해 임원 성과급 1인당 18억원 육박…증권가서 단연 최대

"고액 보너스 부작용" 정부와 엇박자…최 부회장 행보에 눈길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데일리안

메리츠종금증권 임원들의 지난해 성과급이 한 사람 당 18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 임원들의 보너스가 대부분 1~2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액수다.

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은 행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사 경영진의 고액 성과급 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성과주의를 유독 강조해 온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해 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1조원 이상 국내 12개 증권사 가운데 12월말 결산법인이 아닌 신영증권과 아직 지난해 몫의 성과급을 공표하지 않은 NH투자증권·KB증권을 제외한 9개사가 416명의 소속 임원들에게 책정한 지난해 발생분 기준 성과급은 총 1418억원이었다. 이에 따른 1인당 평균 액수는 3억4087만원이다.

지난해 발생분 기준 주요 대형 증권사 임원 1인당 성과급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종금증권 임원들의 1인 평균 성과급이 17억958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경영 성과를 두고 임원진에게 전년(338억원) 대비 27.5%(93억원) 늘어난 431억원의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다.

이 같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임원 보너스는 증권가에서 단연 큰 액수다. 다음으로 많은 임원 성과급을 적용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같은 기간 1인당 7억7941만원 정도로 조사 대상 증권사들 평균의 2배를 넘기긴 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액수였다.

이어 삼성증권 임원들의 평균 성과급이 3억714만원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밖에 나머지 증권사들의 지난해 임원 1인당 성과급은 모두 많아야 2억원 대였다. 하나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이 나란히 2억2500만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미래에셋대우(2억224만원)·신한금융투자(1억7407만원)·대신증권(1억2800만원)·키움증권(1억원) 등 순이었다.

이처럼 메리츠종금증권 임원들이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수 있었던 이유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성적 상승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52억원으로 전년(2538억원) 대비 40.0%(1014억원)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4436억원으로 같은 기간(3269억원) 대비 35.7%(1167억원) 증가했다. 영업수익도 4조9466억원에서 5조2975억원으로 7.1%(3509억원) 늘었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 임원들이 오로지 이런 실적만으로 남다른 성과급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본력과 수익 면에서 훨씬 규모가 큰 다른 증권사들을 멀찍이 따돌리며 메리츠종금증권 임원들이 고액 보너스를 가져갈 수 있는 배경에는 최 부회장의 성과 우선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10년 초 메리츠종금증권의 수장이 된 이후 실적과 비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앞세우며 경쟁 증권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최 부회장은 영업의 효율화를 위해 현장 점포수를 줄이는 대신 파격적인 성과 보상 체계를 시행하며 조직을 이끌어 왔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금융권의 성과주의와 이에 따른 고액 보너스에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 손을 대기로 했다는 점이다. 최 부회장의 경영 방식이 계속될 수 있을지에 증권가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금융사의 경영진이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단기 실적에 집중하면 소비자 권익 침해와 금융사 건전성 악화 등 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출범 초기에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 금융권의 단기성과 중심의 고액성과급 지급 관행 해소 방안을 담아둔 상태다. 핵심은 이익을 내도 성과급을 일정 기간 나눠 받고 손실이 나면 이를 줄이거나 환수하는 내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들 대부분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현 정부의 기조 상 경영진에 대한 보너스를 대폭 늘리지는 못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와중에도 자신들의 경영 방식을 고수하며 성과급을 확대하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최 부회장의 행보엔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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