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제 부담금 피한 서울 강남 재건축 호가는 ‘쑥’ 거래는 ‘뚝’
신반포14차, 개포주공1단지 연초 대비 시세 1억원 이상 올라
전문가들 재초데 오히려 시장 양극화 형성, 재건축 시장 위축은 불가피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발표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재초제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단지는 올초보다 수억원이 내렸지만, 매수세가 끊겨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에 이어 보유세 강화 논의까지 더해지며 재건축 투자수요자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초환 부담금을 피한 아파트 단지들의 호가가 상승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으며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재초제 폭탁으로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단지들이 잠시 반사이익으로 호가가 오를 수 있지만 당분간 재건축 시장에는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거나 통과해 재건축 부담금에서 벗어난 단지들의 호가가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속도전을 통해 관리처분인가를 통과한 단지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14차 아파트의 경우 전용 108㎡ 기준 호가가 지난 1월 15억원에서 이달 17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층 기준 18억2000만원, 로얄층은 19억원을 호가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6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개포주공1단지 전용 42㎡ 입주권이 15억6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격 14억5500만원보다 1억원가량 올랐다.
지난 17일 관리처분인가 승인을 받은 서초 신동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 전용 88㎡의 경우 올 초 12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 13억3000만원 정도에 호가가 유지되고 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반포현대가 예상보다 재초제 부담금이 확 커지면서 아무래도 추가 부담금이 없는 단지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더 받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강남 재건축 단지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수요자도 꽤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재초제를 피한 아파트들의 호가가 뛴 것은 아니다. 사업 속도나 지역에 따라 혼가가 내려간 곳도 있다. 특히 관리처분인가 신청은 했지만, 아직 인가가 나지 않은 단지들은 여전히 호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경남3차 아파트 등은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고 서울시 심의에서 7월 이후로 이주 시기가 정해지며 재초환을 피해갈 가능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거래가 뜸하다.
서초구 반포 주공 1·2·4주구는 재초환 폭탄을 맞을까봐 관리처분인가가 나기 전까지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남 집갓을 잡기 위해 시행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역효과를 내 양극화 현상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담금이 예상되는 재건축 아파트는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 크다”며 “이에 반해 지난해 속도전을 통해 관리처분인가를 통과한 단지들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시장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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