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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줄인 '은행 빅4' 곳간 쌓인 돈 50조 돌파


입력 2018.07.04 06:00 수정 2018.07.04 08:31        부광우 기자

1분기 말 이익잉여금 52조4330억원…전년比 10.4%↑

같은 기간 직원은 2000명 줄어…눈부신 실적 속 역설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이익잉여금이 50조원을 돌파했다.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은행들의 여윳돈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이 같은 실적의 밑바탕이 된 은행원들은 1년 새 2000명 이상 짐을 싸 자리를 떠나야 했다.ⓒ데일리안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곳간에 쌓인 남은 이익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벌어들이는 돈이 점점 늘고 있어 은행들의 여윳돈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이익잉여금은 총 52조4331억원으로 전년 동기(47조5104억원) 대비 10.4%(4조922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상여금 등의 형태로 유출시키지 않고 사내에 쌓아둔 유보금을 가리키는 말이다.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총 52조4331억원으로 전년 동기(47조5104억원) 대비 10.4%(4조922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쌓아둔 돈이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말 이익잉여금은 17조5819억원으로 조사 대상 은행들 중 가장 많았다. 1년 전(15조7353억원)과 비교하면 11.7%(1조8466억원)나 늘어난 액수다.

이어 우리은행의 이익잉여금이 같은 기간 12조7715억원에서 13조4684억원으로 5.5%(6969억원)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도 이익잉여금이 12조3735억원에서 13조3116억원으로 7.6%(9381억원) 증가하며 13조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의 이익잉여금은 6조6301억원에서 21.7%(1조4411억원) 늘어난 8조712억원을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남는 돈이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은행들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조사 대상 4개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5014억원으로 전년(5조5385억원) 대비 35.4%(1조9629억원) 급증했다.

올해 역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의 이익잉여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올해 1분기에 거둔 당기순이익은 2조512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135억원) 대비 8.6%(1988억원) 늘었다.

문제는 이런 성적 속에서도 은행원들의 숫자는 적잖이 줄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나아진 살림살이에도 식구들을 줄여 왔다는 얘기다. 지난 3월 말 4대 시중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총 임직원 수는 5만7682명으로 1년 전(5만9811명)보다 3.6%(2129명)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임직원이 1만5003명에서 1만4125명으로 5.9%(878명) 줄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의 임직원도 1만3909명에서 1만3322명으로 4.2%(587명)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1만3814명에서 1만3357명으로, 국민은행은 1만7085명에서 1만6878명으로 각각 3.3%(457명)와 1.2%(207명)씩 임직원을 줄였다.

청년층은 물론 베이비부머 세대 등 고령층에서도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런 은행들의 모습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기업들을 향해 일자리를 늘리라는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계기로 채용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들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구조 상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영역이 은행인 만큼 이에 따른 사회적 요구는 높을 수밖에 없다"며 "성장에 걸 맞는 수준과 절차적 정의가 확립된 고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판 여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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