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밥차’ 레시피 그대로 따라하니 맛있는 요리 완성
발화 속도 빠르지만 천천히 말해주는 기능은 아직
일반 AI 스피커보단 화면 장착 모델이 활용도 높을 듯
‘이밥차’ 레시피 그대로 따라하니 맛있는 요리 완성
발화 속도 빠르지만 천천히 말해주는 기능은 아직
일반 AI 스피커보단 화면 장착 모델이 활용도 높을 듯
“햄과 소시지를 가득 넣은 부대찌개 레시피를 알려드릴게요.”
SK텔레콤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에게 “아리아, 부대찌개 레시피 알려줘”라고 말을 걸자 스피커에서 명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족들에게 한 끼 식사를 선물하고자 AI 스피커의 도움을 받아봤다. 평소 라면 끓이기는 자신 있지만 부대찌개 요리를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었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AI 스피커에 레시피 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다. 음성 명령으로 요리에 필요한 재료부터 단계별로 레시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아리아, 레시피 추천해줘”라고 하면 요리를 랜덤으로 추천해주기도 한다.
식탁에 스피커를 설치한 뒤 아리아에게 레시피 추천을 부탁하자 갈비찜을 제안했다. 자칫 비싼 재료를 망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부대찌개 레시피로 알려달라고 했다.
아리아는 “4인분 기준 감자 1개, 양배추 6분의 1통, 햄, 시판 사골육수 두 팩이 필요하다”고 말해줬다. 슬라이스 체다치즈는 선택재료이고 양념으로 설탕, 간장, 소금, 다진 마늘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리아는 “재료를 모두 준비하셨다면 아리아 요리 시작이라고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안내가 끝나자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누구 레시피 서비스는 재료 준비 시간과 요리 시간을 고려해 대기 중에는 클래식 음악을 랜덤으로 재생해 준다.
그런데 발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음성으로 레시피를 알려주니 당연히 종이와 펜을 꺼내 와서 일일이 받아 적어야 했다. 발화 속도 조절이 가능할까 싶어 “아리아, 천천히 말해줘”라고 부탁했지만 불가능했다. 누구 스피커에는 아직 발화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적용돼 있지 않다.
대신 다시 듣기는 가능했다. 아리아에게 “다시 말해줘”라는 말을 네 차례 반복한 결과 레시피를 모두 받아 적을 수 있었다.
마트에서 아리아가 알려준 재료를 장을 봐온 뒤 요리를 시작했다. 아리아는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단계별로 레시피를 알려줬다. 단계마다 안내가 끝나면 중간에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번에도 발화 속도가 빨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레시피를 들은 뒤에야 요리를 끝낼 수 있었다.
요리를 마치자 “레시피를 모두 알려드렸어요. 행복한 식사 되세요”라는 끝인사를 해줬다. AI 스피커가 알려준 대로 만든 부대찌개 맛은 나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서점 종합 잡지 판매 순위 1위인 ‘이밥차’와 제휴해 총 2200여개의 ‘맛이 검증된’ 요리 레시피를 제공한다.
종합적으로 서비스 이용 과정이 쉽고 편리하지만은 않았다. 요리 도중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레시피를 다시 들을 수 있는 점은 편리했으나 AI 스피커임에도 이용자의 요리 숙련도나 속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레시피를 줄줄이 읊어주는 수준에 그치는 듯해 다소 아쉬웠다.
타사의 AI 스피커 중에서도 아직 발화 속도 조절 기능을 제공하는 곳은 없었다. KT ‘기가지니 스피커’와 LG유플러스·네이버의 ‘클로바’, 카카오의 ‘카카오미니’도 마찬가지였다. 이 중 클로바와 카카오미니는 아예 요리 레시피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다만 체험에 이용한 스피커가 별도 디스플레이가 없는 ‘누구 캔들’ 모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스플레이 탑재형 AI 스피커 ‘누구 네모’ 이용자들은 훨씬 편하게 레시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듯했다. 누구 네모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띄워주고 단계별 과정도 보여준다.
중간마다 재생됐던 클래식음악은 이용자가 직접 들을 음악을 선택하거나 이용자의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음악을 재생해주는 기능이 추가되면 만족도가 훨씬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리 레시피 기능은 디스플레이가 있는 AI 스피커 누구 네모 사용자들에게 더 적합하다”며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소프트웨어가 한 번에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다른 스피커에서도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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