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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 등 16개 판매사, 라임운용에 법적대응 준비


입력 2020.01.12 12:11 수정 2020.01.12 19:2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제공=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은행·증권사 등 16개 판매사들이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판매사 공동대응단은 현재 진행 중인 회계법인 실사와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라임자산운용의 위법행위가 사실로 확인되면 형사 고소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에 나설 방침이다.


공동대응단은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신한·KEB하나·IBK기업·부산·경남은행과 KB·대신·NH농협·신영·삼성증권 등 16개 은행·증권사로 구성됐다.


공동대응단은 라임 측이 지난해 10월 10일에 사모사채와 메자닌 관련 펀드, 14일에 무역금융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들이 공동 대응하기 위해 꾸려졌다.


공동대응단은 라임 측이 부실의 징후를 알고도 판매사에 판 건 아닌지, 펀드 수익률을 좋게 보이려고 부정한 수단을 쓰지 않았는지 의심 중이다. 이는 라임 투자자들이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을 고소한 사유와 비슷하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한우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018년 11월 무역금융 펀드(플루토 TF-1호)에 환매 중단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이런 사실이 공표되지 않았다”며 “라임운용은 무역금융 펀드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것처럼 속여서 판매해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의 상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역금융 펀드를 비롯한 모(母) 펀드의 수익률이나 기준가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투자 대상, 수익률 등 투자 판단의 중요 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표시하는 사기 또는 사기적인 부정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라임과 판매사를 함께 묶어 고소한 가운데 판매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으로, 라임 측을 고소하려는 것이다.


라임운용의 무역금융 펀드는 글로벌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IIG)’의 헤지펀드에 투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1월 IIG의 등록을 취소하고 관련 펀드 자산을 동결했다. SEC는 IIG가 기존 고객의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새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이른바 ‘폰지 사기’ 행각을 벌여 6000만달러(약 700억원) 규모의 금융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라임운용은 2018년 11월 IIG 측에서 자산 손실을 통보받았으나 이후로도 이 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펀드를 판매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판매사들은 라임운용의 이런 행보를 사전에 통보받거나 알아낼 수 없는 구조라고 항변했다. 실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제41조에서 자산운용사와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사 간 정보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1조5000억원 규모의 라임운용 사모펀드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는 이르면 이달 말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라임운용과 금융감독원에 실사 결과를 이달 말 내지 다음 달 초까지 전달한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애초 이달 13일까지 실사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었지만 다소 지연되고 있다. 실사 결과가 나와야 라임운용이 펀드 자산에 대한 손실 처리·환매 재개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이후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 진행도 가능해진다.


이번 라임운용 펀드 사태로 돈이 묶인 투자자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라임운용과 일부 판매사를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별도로 금감원에도 분쟁조정 신청을 위한 민원들이 접수된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운용 사모펀드 관련 분쟁조정 민원은 작년 10월 라임운용이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을 발표한 이후 이달 10일까지 100여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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