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사업구조 개편
두산타워 및 일부 사업부 매각 추진 중
박 회장, 임직원에 사내메시지 "직원 고통분담 감사…사회적 부채진 것"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11일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연내 1조원 이상을 갚겠다고 밝혔다.
박정원 회장은 이날 그룹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두산중공업은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경영정상화 및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맞춰 자산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주)두산 및 (주)두산의 대주주들은 중공업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에 참여해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산은 자체 재무구조 개선과 두산중공업 자본확충 참여를 위해 두산타워와 일부 보유지분 및 사업부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경영난에 봉착하자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두산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을 목표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그룹의 당면 목표는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하고 그룹의 중추인 중공업을 본 궤도에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공업을 하루 빨리 안정시켜 그룹 전반의 업무 환경을 안정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회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사업적 측면에서 중공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갖추는 길은 세계 에너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사업구조를 갖추는 것"이라며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큰 축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개편 방향을 유지하면서 이번 어려운 시기를 기회 삼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임직원들의 오랜 노력 끝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풍력 부문에서는 2010년 영흥 풍력 1호기 준공 이후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왔으며 5MW급 이상 대형 풍력 터빈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업체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터빈 상용화 등 앞으로도 거쳐야 할 관문이 많지만 하나씩 이뤄내면서 친환경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고통 분담을 하는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힘든 시기에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된 중공업을 비롯해 회사 경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탓에 회사 걱정까지 하는 여러분을 보면서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들어 두 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으며 약 350명은 휴업에 들어갔다. 두산그룹 전체 계열사 임원들은 4월부터 급여 30%를 반납했다. 두산중공업 임원들은 최고 50%를 반납한다.
박 회장은 "이제 중공업 유동성 문제가 고비를 넘겼고 일련의 조치에 대한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대략이나마 전후 사정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 경영진은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사업구조 개편 및 계열사 정상화가 목표에 미달하면서 재무상태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그런 가운데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공업이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파장과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국가 기간산업을 향한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 지원에 힘입어 중공업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은 마련됐다"며 "이 같은 관심과 지원을 받은 것은 단순한 금전적 부채를 넘어 사회적 부채를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책임지고 이행해서 하루 빨리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목표한 바를 이뤄냄으로써 임직원 여러분들의 희생에 보답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