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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연설비서관, 진중권 겨냥 시 게재…"마음 속 꽃 꺾어버렸다"


입력 2020.06.11 14:12 수정 2020.06.11 14:4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남이 써준 연설문 읽는 의전 대통령" 비판 반박한 듯

진중권 "아직 남은 똥 많다며 울지 않는다" 시로 응수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저격한 것으로 보이는 시를 게재했다. ⓒ신동호 페이스북 갈무리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11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저격한 것으로 보이는 시를 게재했다.


신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빈 꽃밭'이란 제목의 시 한 편을 올렸다. 그는 기형도 시인의 '빈집'이란 시를 차용했다.


신 비서관은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급기야 자기 마음 속 꽃을 꺾어버리고 말았다"고 적었다.


그는 '아이'가 누구라고 특정짓지 않았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는 진 전 교수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남이 써준 연설문을 읽는 의전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신 비서관은 원작의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라는 구절을 '꽃을 잃고, 나는 운다'고도 변형했다.


이어 "문자향이여 안녕, 그림은 그림일 뿐 너를 위해 비워둔 여백들아 도자기 하나를 위해 가마로 기어들어 간 예술혼이여 맘껏 슬퍼해라"고 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답시'로 응수했다. 진 전 교수는 '빈 똥 밭'(부제 : 신동호의 빈 꽃밭을 기리며)이란 제목의 시를 올리며 "같이 똥 쌀 줄 알았던 아이가 똥을 치우니 그가 운다. 몹쓸 공부여 잘 가거라며 청결을 향해 걷는 길에 아이는 결국 청소하다가 지쳐 주저 앉았지만 똥을 잃고도, 파리들은 울지 않는다. 아직 남은 똥 많다며 울지 않는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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