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바퀴달린 집'과 '여름방학'이 '낯선 곳에'과 '집'이란 공통의 키워드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각자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됐다.
'바퀴달린 집'은 우리나라 최초로 등장한 바퀴달린 집을 타고 한적한 곳에 머물며 게스트를 초대해 하루를 함께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고성을 시작으로, 제주도,춘천, 문경 등에서 라미란, 혜리, 공효진, 아이유, 엄태구, 이정은, 박혁권, 이성경 등 매회 초호화 게스트들와 함께 했다.
'바퀴달린 집'은 최소한의 면적에 생활 공간을 집약시킨 이동식 주택이다. 생소하면서도 미니멀한 생활이 시청자들의 로망을 건들였다. 물론 물탱크에서 물이 나오지 않거나, 텐트를 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등 순조롭진 않지만 서투른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샀다.
여기에 성동일, 김희원. 여진구가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지인들을 초대해, 편안하게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공효진은 결혼과 연애에 대한 생각을 밝혀 화제가 됐다. 엄태구는 내성적인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며 김희원과 쉬는 날에는 카페투어를 한다고 고백했으며, 해외 공연이 잦아 자신을 공연을 아버지가 자주 못본다고 말한 정은지는, '하늘 바라기'를 부르며 울컥했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그림을 담아내기까지 성동일, 김희원, 여진구와 게스트들과의 케미스트리가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의 실제 지인을 초대하다보니 예능이 낯선 게스트들도 빨리 적응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여행이 쉽지 않은 시국에, '바퀴달린 집'이 카메라로 담아낸 우리나라 풍경이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안겼다는 평이다.
반면 나영석 PD, 정유미, 최우식의 의기투합으로 첫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여름방학'은 기대 이하의 평을 받았다.
'여름방학'은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낯선 곳에서 일상을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어른이들의 홈캉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여름방학'은 정유미, 최우식이 생활하게 된 집이 일본의 적산가옥을 연상케한다는 지적에 왜색논란이 휘말리면서 첫 방송부터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발빠르게 반영해 집 보수에 나서 왜색논란을 지워나갔다.
왜색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휴식과 건강, 여유란 키워드를 앞세운 '여름방학'이 앞서 나영석PD가 선보였던 '삼시세끼'와 별 다른 차별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혹평의 가장 큰 이유다.
'여름방학'에서 정유미와 최우식은 하루 동안 삼시 세끼를 해먹고, 여가 생활을 한 뒤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와함께 시골의 정취와 이웃들과 동화되는 모습을 비추지만, 나영석표 예능에서 숱하게 봐왔던 그림이다.
정유미, 최우식에게 온전히 프로그램을 맡기면서 예능적 요소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영석 PD는 자신의 예능에서 출연자들을 어떤 상황에 밀어넣으며 해결해나가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지만, 카메라로 그들의 일상을 관찰할 뿐 어떤 개입도 하지 않는다. 1인분을 나눠먹거나 요가, 템플스테이 등 정유미, 최우식의 공감하기 힘든 일상도 아쉬운 부분이다.
또 박서준, 이선균, 박희순이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바퀴달린 집'과 달리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남기진 못했다. 이에 게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호스트의 중요성, 역할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힐링 프로그램으로서 사랑 받았던 '삼시세끼', '리틀포레스트', '비긴어게인' 등의 장단점을 '바퀴달린 집'과 '여름방학'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모양이 됐다. 귀농생활을 꿈꾸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삼시세끼'는 시골 생활의 현실과 로망을 안겼고, '리틀포레스트'는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는 도시를 떠나 숲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힐링을 선사했다. '비긴어게인'은 가수들이 낯선 여행지에서 버스킹을 하며 노래로 시청자들과 교감했다.
'바퀴달린 집'과 '여름방학'의 엇갈린 평은 예능 프로그램이 콘셉트를 확고하게 가져가야하며 무엇보다 공감, 로망을 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