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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22] 현대제철, 친환경 소재로 코로나 위기 뚫는다


입력 2020.09.28 07:00 수정 2020.09.25 14:0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 초고장력강 등 신강종 개발 '집중'

수소 및 금속분리판 생산으로 수소 생태계 영역 '확장'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이 지난 6월 26일 혁신 명소 1호로 선정된 순천공장 현장을 임직원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현대제철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발맞춰 소재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소재 기업이 변화하는 모빌리티 트렌드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체 경량화와 친환경 소재 개발은 필수적이다.


현대제철은 안전성을 높이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부가가치 기회를 선점,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에너지시대…초고장력강 등 신강종 개발 '속도'


현대제철은 프리미엄 신강종과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PAV(개인용 비행체) 등 미래형 이동수단의 차제 안전성과 경량화는 핵심과제로 손꼽힌다. 운전자 안전과 주행거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차세대 고성능 초고장력강 개발은 물론, 차량 설계 단계부터 협업해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는 구조솔루션을 제공, 새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현대제철의 경량화 솔루션은 올해 출시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과 올 뉴아반떼에 적용됐다. 초고장력강 및 핫스탬핑강 적용 비율을 늘려 공급함으로써 평균강도는 G80 5%, 아반떼 8% 가량 각각 항샹시켰다.


특히 신강종이 적용된 아반떼 센터필러에는 충격 인성이 더욱 향상된 1GPa급 핫스탬핑 강종에다 이종의 강도, 두께를 조합하는 TWB 기술을 접목시켰다. 이를 통해 공정 단순화와 부품 경량화,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신강종이 적용된 부품은 기존 부품 보다 8.5% 가벼우면서도 굽힘 인성은 60% 개선돼 충돌 성능을 향상시켰다.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수소공장ⓒ현대제철

지난해 말 출시된 제네시스 GV80도 차체에 초고장력강과 핫스탬핑강을 적용, 충돌 성능을 높이고 안전성을 높였다. GV80에 적용된 초고장력강은 55% 이상이다. 여기에 차체 주요 구조를 이루는 23개 부품에 150K급 핫스탬핑을 적용, 차체 경량화를 실현했다.


초고강도 핫스탬핑강(1.8GPa)도 개발중이다. 현대제철은 콘셉트카 도어빔 부품 선행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대형 EV(전기차) 양산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속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핵심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본원적 경쟁력에 방점을 두고 최적생산, 최고수익 실현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 및 금속분리판 생산으로 수소경제 '선도'


현대제철은수소차 시장 확대를 대비해 수소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사업, 연료용 수소 공급, 친환경차용 경량철판 등에서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의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비전 2030'에 발맞춰 당진제철소의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재활용해 수소전기차와 발전 분야 등에 혁신 경영을 추진중이다.


현대제철이 추진하는 수소공장은 거대한 '수소필터'로 불린다. 고로에서 쇳물을 만들려면 반드시 코크스(석탄 가루를 고열 처리해 만든 덩어리)가 필요한데, 이 코크스 제조·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 부산물이 코크스 가스다. 이 가스는 대부분 수소와 타르, 황, 벤젠 등으로 구성되며 이를 걸러내 수소로 만드는 것이 수소공장의 역할이다.


수소공장 전면에는 거대한 원통형 타워 3개가 자리하고 있다. 각각 '전기집진기' '흡착탑' 'TSA(Temperature Swing Adsorption)'로 불린다. 코크스 가스는 첫 번째 타워를 지나면서 타르와 황, 메탄, 일산화탄소 등이 제거된다. 이후 압축과 추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수소가 생산된다.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수소금속분리판 공장ⓒ현대제철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 순도는 99.999%. 수소 중의 수소로 불리는 이른바 '파이브나인'이다.


이 수소공장은 현재 연간 3500t 규모로 수소를 생산한다. 1회 6.33kg의 수소를 충전해 609km를 주행할 수 있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준으로 연간 2만km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1만7000대를 1년 내내 운행할 수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절반은 자동차 충전용과 반도체 정밀 클리닝 공정으로 공급된다. 나머지는 제철소에서 제품 산화방지 용도로 사용한다.


수소 생산 외에도 현대제철은 지난해 3월부터 수소공장 옆에 가동한 연간 1만6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금속분리판이란 외부에서 공급된 수소와 산소가 섞이지 않고, 각 전극 내부로 균일하게 공급되도록 하는 부품이다. 전극반응에서 생성된 물을 외부로 원활하게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금속분리판이 전극막접합체(MEA)와 함께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핵심 기술인 셈이다.


금속분리판 공장은 로딩부터 탈지, 세척, 조립 같은 공정을 투명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한다. 한 치의 이물질도 들어가선 안되며 매공정 마다 물 배출성과 전기전도성, 접합성, 기밀성 등 깐깐한 검수 절차가 필요하다.


이 금속분리판 공장은 '수소경제 핵심 기술의 국산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양대 기술인 금속분리판과 MEA를 모두 독자 개발했다. 금속분리판 공장 설비는 100% 국산화를 끝낸 상태로, 설계부터 생산 가동까지 국내 기술로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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