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국제선 탑승률 32%…손익분기점 70%에 한참 미달
보유 항공기 대부분 소형…화물운송 전환도 여의치 않아
진에어와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앞다퉈 국제선 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향후 경영 부담만 가중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가 여전한데다 수요 역시 많지 않아 탑승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들은 총 10여개 국제선을 운항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인천발 우한행 노선을 재개했고 진에어도 시안행 노선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에어부산은 지난 7월 인천~선전 노선에 이어 부산~칭다오 노선까지 운항을 재개했다. 올해 4월 코로나 19 여파로 노선 운항을 중단한지 233일만이다. 에어서울도 지난달 인천~옌타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업계에서는 LCC의 국제선 재개에 대해 비즈니스, 현지 교민, 유학생 등 상용 고객들의 불편 수요를 해소하면서 향후 회복될 수요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선 유지 측면에서도 국제선 재개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각국의 격리 조치로 국제선 수요가 극도로 낮은 상황에서 운항재개가 이뤄지면서 손실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LCC 5곳의 국제선 탑승률은 32%에 그쳤다. 이익 마지노선이 탑승률 70~80%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항공기를 띄울수록 적자인 셈이다.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항공 시장에서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여객은 총 23만6010명으로 전년 동기 818만3084명 대비 97%가량 줄어든 상태다.
지난 8월말 기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방역조치 강화 국가 수는 164개국으로 지난 5월 186개국에서 크게 줄어들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도 해외 입국자에 대한 2주 간 격리 조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낮은 탑승률을 화물운송으로 대체해 손실폭을 상쇄하고 있지만 LCC의 보유 기종이 대부분 소형이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진에어만이 화물운송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진에어는 B777-200ER 기종을 개조해 화물 전용기로 운영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선 재개에도 LCC 실적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723억원)과 진에어(-498억원), 티웨이항공(-479억원) 등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CC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국제선 수요가 크게 늘기 어려워 보인다”며 “현재 LCC의 국제선 재개는 당장의 매출 보다는 시장 선점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19년 수준으로의 수요가 돌아오기까지의 기간을 최소 4년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