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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폭락으로 이어졌던 박근혜의 사과…김종인은 다를까


입력 2020.11.19 03:00 수정 2020.11.19 08:30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김종인 사과, '외연 확장' 목적 달성할 수 있을까

사과 역효과…지지율 하락·지지층 분열 등 우려

"소속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모두 참여해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서 '경제민주화를 향한 10년간의 여정'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8일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조만간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한 여진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과 사과가 '외연 확장'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한편, 지지층을 분열하는 역효과가 생길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대국민 사과를 계기로 거센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지지율 폭락 사태를 맞았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비선 실세 의혹이 터진 이후 20%대까지 하락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첫 사과 기자회견 뒤 17%까지 떨어졌고, 2차 대국민 사과 이후에는 5%까지(한국갤럽 기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위원장의 사과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못할 경우 부정적 효과만 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이같은 지적은 당내에서도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우리당의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한다고 한다"며 "이 문제는 김 위원장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고 썼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은 우리당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할 만큼 정통성을 가진 분이 아니다"며 "상대에게 정치적 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했다. 또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사과보다는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공개적으로 김 위원장을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은 지금까지 장 의원이 유일하지만, 당내에서는 선수를 가리지 않고 '말로 사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책임, 정권을 잃은 책임, 국민을 실망시킨 책임을 이미 다 지고 있다"며 "당을 개혁해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반성하고, 더 나은 정치를 해서 실망시키지 않는 게 진정한 사과 아니겠나. 말로 사과하면 뭐하느냐"고 꼬집었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역시 "김종인 위원장이 사과한다고 해서 국민들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달라졌구나' 이렇게 느낄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잘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좋지만, 당사자가 아니라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시기적으로도 비대위 출범 이후 바로 사과를 하는 게 맞았다"며 "이제는 선거용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사과를 하는 것이 '방향 자체는 옳다'는 의견도 있다. 한 번으로 진정성이 전달이 안 된다면 수차례에 걸쳐서라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어찌됐든 당 안에서 벌어진 일이니 사과를 하고 가는 게 맞다"며 "(김 위원장의 사과로 인해) 특별히 (당내) 분란이 생길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잘못한 부분에 대한 사과를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며 다만 사과의 방식도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혼자 사과하면 진정성이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다 나와서 모두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전망했다.


장 소장은 "장제원 의원부터 설득해야 한다. 소수의 몇 명이 모여서 사과를 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며 "당내 의원들은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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