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 과거 발언 잇따라 구설수
구의역 사망사고 희생자에 "걔가 조심했으면 될 텐데"
임대주택 거주자에 "못 사는 사람들 미쳤다고 밥 사먹나"
野 "천인공노할 인성 가진 인사를 지명…철학 없는 정권"
내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임 시절 했던 막말이 잇따라 알려지며 정치권에 파문이 일었다. 야권은 변 후보자를 향해 "천인공노할 인성"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김은혜·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변 후보자의 SH 사장 재임 시절 회의록에는 논란을 유발한 발언이 다수 담겼다.
먼저 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일어난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의 피해자를 두고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걔(사망자)만 조금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또 변 후보자는 같은해 6월 서울시의 무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자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쉐어하우스'와 관련된 회의에서 "못 사는 사람들이 집에서 밥을 해먹지 미쳤다고 사먹냐"라고 말하는가 하면 행복주택 원가 절감 방안을 얘기하다 "입주자를 선정할 때 아예 차 없는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입주민들이 '으?으?'해서 추가로 주차장을 그려달라고 하면 난감해지기 때문"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국민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희생자를 모욕하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을 폄하하는 듯한 언급을 했던 인사가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사실에 대해 야권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용태 "민주당, 헌법정신 진지한 성찰 없이 정치권력만 탐해"
김근식 "입진보들의 이중성과 민낯 그대로 드러나…조국 아류"
변창흠, 논란 되자 사과문 발표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성찰"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천인공노할 인성의 공직후보자 지명을 보면, 이 정권이 얼마나 철학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집권정당으로서 헌법정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오직 정치권력만을 탐하는 것처럼 보여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입진보들의 이중성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변 후보자도 입만 열면 약자를 위하는 척 하지만 본심은 특혜와 기득권의 수호자인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류다. 말로는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정당화하지만 그들의 처지와 심정을 헤아리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변 후보자의 싸늘한 차별적 인식 그 어디에도, 약자와 서민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은 없다"며 "그래서 입진보들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의 족속들이다. 그들에게 서민과 약자는 단지 정책의 대상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비상식적이고 위험한 인식의 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며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일삼은 것도 모자라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장관 후보자라는 인물이 거주자를 '못 사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완전히 반대되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 정부는 정말 권력에 빌붙은 기회주의자만 잘도 골라내는 재주가 뛰어나다 싶다"며 "논란 투성이에 더해 국민 정서에 반하는 변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 촉구한다. 쓸데없는 아집과 자만은 내려놓고, 누더기 땜질 부동산 정책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를 지킬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변 후보자는 이날 오후 7시 경 사과문을 발표하고 "4년 전 SH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무겁게 행동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