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된 소비 트렌드에 선제적 대응
최초로 유튜브 시리즈 자체 제작 등 방식도 다양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유튜브 채널이 식음료업계의 주요 홍보채널로 급부상했다. 이는 유튜브 이용자수의 폭발적 증가와도 맞물린다.
국내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유튜브 앱 사용자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국내 유튜브 사용자 수는 4319만 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8명이 유튜브를 사용한 셈이다.
그에 따라 선도적인 몇몇 식음료업계는 언택트 시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유튜브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콘텐츠 제작에 발 벗고 나섰다. 예산과 공을 들여 시나리오를 짠다.
토크쇼, 상황극, 웹드라마 등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 포맷도 톡톡 튄다. 연재물로 구독자 충성도를 높이고, 노골적 제품찬양 대신 스토리에 제품정보를 세련되게 녹인다.
프리미엄 글로벌 맥주 칭따오는 수입맥주 최초로 유튜브 전용 콘텐츠를 자체 제작한 경우다. 칭따오 특유의 FUN 감성과 친근함을 살려, 칭따오 팬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것으로 동종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콘텐츠는 일회성이 아닌 연재물이며, 매월 2회씩 올린다. 대표적인 코너가 관찰예능 형식의 블라인드 토크쇼 ‘혼맥BAR’ 와 맥주와 어울리는 식당을 탐방하는 ‘이달의 맥로그’이다.
‘혼맥BAR’는 블라인드 토크 콘텐츠로,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얼굴을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이 한 주제를 놓고 허심탄회 이야기를 나눈다. 취업준비생의 고민, 직장 내 세대 차이, 소개팅 등 시의성과 트렌드에 맞추어 매회 주제가 바뀐다.
핵심은 2030세대가 공감할 만한 것을 선별한다는 점이다. 참가자는 모두 일반인이다. 대본 없이 솔직 담백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날 것’에 대한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공감을 유발하며 반응이 좋다.
특히 취준생편은 총 노출 수 30만 회를 넘기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때, 칭따오 맥주 맛을 노골적으로 음미한다거나, 알리는 것은 없다. 그냥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일 뿐이다.
‘이달의 맥로그’는 매월 1회 각지의 맛 집을 소개하는 코너다. 칭따오 맥주와 잘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메뉴 소개, 맛있게 먹는 팁 등을 알려주는데, 출연자의 생생한 맛 표현이 특히 유명하다.
찌개가 끊을 때, 맥주를 잔에 따를 때 등 생생한 장면연출과 음향 구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덕에, 요즘 같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외식 욕구에 대한 대리만족을 제공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칭따오 관계자는 “유튜브에 최적화된 자체 제작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면서 소비자 소통과 제품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도적인 콘텐츠를 적극 생산하며 칭따오 팬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통 밀맥주 에딩거는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영상 통화 컨셉의 ‘1맥 통화’ 상황극을 제작하고 있다. 1인칭 시점으로 상대방과 영상통화 하면서 에딩거를 즐기는 내용으로 주인공과 에피소드는 매 회 바뀐다.
추석에 서로 못 만나는 딸과 아버지, 썸 타는 남녀, 짝사랑으로 고민하는 여성 등의 식이다. 영상통화 촬영기법의 특성 상, 보는 내내 시청자 본인에게 말을 거는 듯해 몰입감을 높인다.
마지막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 한 통 어때요?”라고 맺으며, 언택트 시대에 자칫 멀어지기 쉬운 사람과 영상통화로 온기를 전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레시피 중심의 기존 식품업계 홍보방식에서 벗어나 웹드라마라는 독특한 접근을 하는 곳도 있다.
풀무원은 공식 유튜브 채널 ‘풀무원TV’에 웹드라마 ‘프로젝트 얄피’를 방영 중이다. 신제품 만두 개발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코믹드라마로 회사의 소소한 일상을 매회 차별화된 에피소드로 풀어가고 있다.
신제품 얄피만두와 얄피교자를 홍보하기 위함인데, 드라마 방식을 차용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도 1020 세대 취향을 자극하는 유튜브용 웹드라마 ‘썸 끓는 시간, 만화카페: 썸끓시’를 제작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청춘남녀의 로맨스를 소재로 하되 배경이 식사로 라면을 제공하는 만화카페이다. 드라마 인기에 지난 여름 ‘썸끓시 여름이야기’ 후속편이 추가로 공개됐다.
각 회 마다 에피소드와 연관된 각 인물과 농심 제품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데, 라면을 끓이는 방법이나 만화카페 신 메뉴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시청자 투표를 하는 등 양방향 소통 장치를 가미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예 자사 직원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도 있다. 롯데제과는 자사의 유튜브 공식채널 ‘스위트TV’에 최근 ‘전지적 제과시점’ 코너를 신설했다. 신상품 기획자, 마케팅담당 대리 등 직원이 직접 출연해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전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