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나경원 출마 점치는 목소리 높아져
'3자 대결' 성사될 경우 흥행몰이 할 듯
치고 나간 안철수, 여론조사 1위로 산뜻한 출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분위기 역시 야권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야권의 유력 인사 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다음 주자는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정치인 중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이달 중순께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인사는 모두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선거판도가 유리하게 흘러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출마를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의 경우 지난달 28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상식이 바로 잡히는 대한민국, 헌법이 바로 설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서울시장 선거, 우리 당의 전당대회, 또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여러가지 정치 일정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폭넓게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여권이 무차별 고소전을 펼쳐온 '원정출산 음모론' 등 13개 혐의에 대해 수사당국으로부터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으며 부담을 덜기도 했다.
오 전 시장 역시 안철수 대표의 출마를 기점으로 더욱 거센 출마 제안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시정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들 중 또 다른 출마자가 나온다면, 야권이 선거 흥행을 이끌며 선거 승리로 갈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낙마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정치적 공백이 길어지면 좋을 것이 없다"며 "특히 내년 4월까지는 서울시장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만큼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야당 지지율이 오르니 서울시장 후보도 자연스럽게 많아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대선 후보로 체급을 더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홍정욱 전 의원도 거론된다. 홍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해 정계 복귀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홍 전 의원은 오는 14일에는 '7막7장'이후 27년 만에 새 책을 출간한다.
오신환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의원은 '40대 세대교체'를 기치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발언으로 스타덤에 오른 초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계속해서 나온다. 윤 의원은 당초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직에 합류하려고 하다 이를 고사하면서 출마 가능성을 살려뒀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결자해지' 먼저 꺼낸 안철수는 치고 나간다
연말연초 발표된 여론조사 '1위' 싹쓸이
한편 야권 후보들 중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안철수 대표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지난달 31일 조원씨앤아이가 시사저널 의뢰로 지난 26~27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 대표는 박영선 장관과의 가상대결(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42.1% vs 36.8%로, 5.3% 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조사에서도 28.5%를 얻어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대표(11.7%), 오세훈 전 서울시장(11.6%) 등 국민의힘 소속 출마 가능 후보들을 여유있게 앞섰다.
1일 발표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서울시장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 포인트)에서는 24.2%의 지지율로 13명의 후보군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 장관은 17.5%, 나 전 의원은 14.5%로 각각 나타났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없는 3자 가상대결에서 두 여론조사에서 박 장관이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왔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는 박 장관이 35.5%, 안 대표(26.0%)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19.4%)의 순이었고,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에서는 박 장관 31.3%, 안 대표 29.4%, 나 전 의원 19.2%로 나타났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