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매·전세가격지수 상승률 전국 1위 기록
“상승 기대에 매물도 거둬…사업 진행 변수”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 상승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 진행상황에 따라 집값의 향방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1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38.3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서울(114.9), 수도권(111.8), 대전(119.1)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11월 아파트값 상승률도 39.38%로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찍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이어 전세가격지수도 세종시가 전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세종시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23으로 서울(110.2), 수도권(108)보다 높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세종시 한솔동에 위치한 ‘첫마을(3단지 퍼스트프라임)’ 전용면적 149㎡는 17억원에 거래돼 같은 해 8월에 실거래된 금액보다 2억2000만원 올랐다.
전세가격도 높아졌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 전세값은 지난해 1월만 해도 2억2000만~2억4000만원대였으나, 최근 3억5000만원까지 거래되며 1억1000만~1억3000만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의사당이 세종시에 들어서는 것이 확정되면서 지역 호재가 확실시 되며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KB리브온 연구위원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의사당 기본 설계비 127억원이 포함된 2021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올해도 집값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행정도시 이전 문제 외에도 수요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임대아파트를 제외하고 4117가구가 전부였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7668가구가 입주 예정이지만, 수요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집값이 오른 것과 달리 세종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8월 2110건이었으나, 9월 588건, 10월 513건, 11월 402건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는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그리 많지 않다”며 “매도자들이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물이 적어 거래량도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현재 예산 반영의 전제 조건인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해 연내 처리가 무산되면서 올해 집값 상승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오는 2월28일까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공청회를 열기로 여야가 합의를 했지만,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사업 진행이 지연될 수도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세종시는 지속적인 인구유입과 정주여건 개선,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와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행정 수도 이전에 변수가 생긴다면 가격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