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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 속 신음하는 대형 증권사...중소형사 "지금이 기회"


입력 2021.02.08 07:00 수정 2021.02.05 22:5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작년 은행 외화부채 19.3% 늘고 증권사 479%↑...당국 규제 ‘메스’

“부동산PF 규제 때도 중소형사 수익 증가...차별화된 모습 보일 것”

금융당국의 증권업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형사 대비 관련 사업 의존성이 낮은 중소형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부실 경고등이 켜진 증권사들의 외환 위험노출액(익스포저)과 대체투자 관리에 대한 금융당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형사들이 반격의 기회를 얻었다. 특히 증시 유동성 랠리가 끝난 이후에는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 안정성이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한 기획재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관련 대체투자 등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외화유동성 관리제도 및 공급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금융사의 외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증권업의 경우, 해외 기초자산에 대한 파생결합상품 발행과 해외 부동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가 모두 연관되어 있어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비은행권의 외화자산과 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비은행권의 외환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은행권의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는 각각 16.1%, 19.3% 증가했다. 반면 비은행권인 보험사의 경우 외화자산과 외화부채가 81.4%, 40% 늘었고 증권은 무려 266.5%, 479.9% 각각 증가했다.


이외에도 당국의 증권가 대상 규제 강화 기조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1일 발표한 ‘증권회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은 국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모범규준은 증권회사가 고유재산을 투자(PI투자)하는 경우뿐 아니라 투자자에게 재판매(셀다운)할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증권가는 이 같은 규제들이 해외 익스포저가 적은 중소형사들 입장에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화 자산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은 신규 대체투자 집행 이전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먼저 진행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9년 12월 발표한 ‘부동산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강화방안’ 이후 대형 증권사들이 부동산PF 익스포저를 줄임에 따라 관련 수익도 감소했던 반면, 중소형사들의 부동산PF 관련 수익은 증가했다“며 “부동산PF와 마찬가지로 대체투자도 자본이 곧 투자여력이라서 중소형사는 구조적으로 대형사보다 불리하지만, 아직 대형사 대비 활용도가 낮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은 더 클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주가는 대형주 중심의 강세를 보였다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이익 증가 폭과 비교해 주가 상승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정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들이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들을 많이 살 수 없어서 발생하는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대형사들과의 큰 차별성이 없다는 점도 일조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러나 규제들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의 거래대금 의존도가 더 높아질 전망으로, 유동성 랠리가 끝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중소형사들이 이익 안정성 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일 KTB투자증권은 연결실적 기준 작년 영업이익은 640억원, 당기순이익은 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0.5%, 78.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한양증권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 642억원, 당기순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17.1%, 107.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증권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지난달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315억원, 당기순이익 94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지난 2019년 대비 33.6%, 31.8% 증가한 수준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다만 올해도 거래대금 호조 등에 따라 증권사 전반의 이익 개선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 중에선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진행에 따라 한국금융지주의 보유 지분 가치 이슈가 부각될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를 상회할 전망이며 그에 반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3x에 불과하다”면서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률 희석으로 평가이익도 기대되기 때문에 올해 ROE는 14%를 상회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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