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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까지…홍준표, 연일 이재명 맹폭하는 까닭은


입력 2021.03.03 01:00 수정 2021.03.03 06:0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홍준표, 이재명 정책·과거 개인사 두고 연일 맹공

"양아치 같은 짓", "양아치 행동"…표현 수위 높아

대권 행보 예열 관측…野 대선주자로 존재감 부각

이재명 '無대응' 배경에도 관심…현재 체급 염두?

홍준표 무소속 의원(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데일리안 DB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홍 의원은 2일 정치권 언어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양아치'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이재명 지사의 인성 문제를 두고 맹공을 가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와의 과거 악연을 회상하며 "그 때는 뭐 이런 양아치 같은 짓을 하나 하고 상종 못 할 사람이라고 치부했는데, 이번에 자신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아하 그런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가 꺼내든 과거 악연은 지난 2014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서 프로축구 구단인 성남FC 구단주를 역임하며 한국프로축구연맹을 비판했다가 징계를 받게 된 것을 두고 경남도지사로서 경남FC 구단주를 역임하던 입장에서 이 지사를 옹호한 데서 비롯됐다.


홍 의원은 "그 때 이재명 성남시장은 나의 옹호를 역이용해서 자신의 징계를 벗어 날려고 자신을 도와준 나도 프로축구연맹을 비난했으니 같이 징계해 달라고 '물귀신 작전'을 편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지사가 과거 '문준용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는 언급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과 관련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 지사가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먼저 규명하자고 요구했던 일화를 가리킨다.


홍 의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인성을 극명하게 잘 보여준 두 개의 사건은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데 앞으로 친문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고 큰 어려움을 겪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를 향한 홍 의원의 공세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달 27일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그동안 양아치 같은 행동으로 주목을 끌고, 내가 보기엔 책 같지 않은 책 하나 읽어 보고 기본소득의 선지자인 양 행세한다"며 "지도자를 하고 싶다면 진중하게 처신하라. 그래도 아직 쓸모가 있다고 판단되어 문 대통령 측이 살려준 것에 불과한데, 하도 방자해서 한 마디 한 것"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또 28일에는 과거 이 지사가 자신의 친형 故 이재선 씨와 그 형수에게 원색적인 욕설을 해 논란이 됐던 사건 및 여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사건과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학교폭력 문제'를 연결해 "지난번 지방선거 때 위장평화 거짓 선동에 가려졌지만 형수에게 한 쌍욕, 어느 여배우와의 무상 연애는 양아치 같은 행동이었다"며 "최근 사회문제화 된 학폭처럼 이런 행동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용서되지 않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 의원이 이 지사의 과거와 현재 행보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을 누르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 지사에 대한 공세를 통해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일찌감치 예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신에게 부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날 선 공세를 통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재보궐선거 이후 전면적인 재편이 예상되는 야권의 현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홍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못 하고 외곽에 있지만 여전히 야권에 눈에 띄는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절박한 인물난에 시달리게 될지 모르는 야권에 홍 의원이 다시 등판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특히 4·7 재보궐선거 이후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난다고 가정했을 경우 전당대회가 치러질 텐데, 이 때 홍 의원이 담보할 수 있는 코어 지지층의 표심이 탐나지 않는 후보는 없을 것"이라며 "홍 의원에게 기회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답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홍 의원의 노골적인 비난에 이 지사가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 지사는 홍 의원의 비판에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권에서 '이재명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이규민 민주당 의원 정도만 "국민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쓰는 선정적인 말이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것이 전부다.


그간 자신에 대한 정치권 인사들의 비난 목소리에 즉각 맞대응하며 공방을 벌여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는 사례가 잦았던 이 지사의 이번 무대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지사는 최근 들어 여야의 모든 주자들을 제치고 차기 대권주자 1위로 올라서면서 자신의 체급이 몇 단계는 올랐다고 느낄 것이다. 현 상황에서 홍 의원의 원색적 비난에 굳이 엮여 야권 주자로서의 홍 의원 체급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홍 의원도 이 부분을 알기 때문에 마음 놓고 이 지사의 약점을 파고 들며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라 본다. 이 지사가 홍 의원의 비난에 반응을 해도, 하지 않아도 홍 의원에겐 정치적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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