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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동원 시대' 개막…"라면 값 인상 계획없어"


입력 2021.03.25 15:42 수정 2021.03.25 15:4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제57기 정기주총...신춘호 회장 등기이사직 물러나

농심 2세 경영 본격화…"원재료 가격 올라 압박"

신동원 부회장ⓒ농심

농심이 신동원 시대를 맞았다. 라면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사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신사업 안착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등기이사직 임기가 만료된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은 1965년 창업 후 56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첫째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 돼 2세 경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농심은 25일 서울 신대방동 사옥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신춘호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았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과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사외이로사 선임했다.


신동원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굉장히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했다. 아버지 건강을 두고 루머가 많은데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농심이 올해 55년 된 회사인데, 잘하는 것은 잘하도록 하고 못하는 것은 개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신사업은) 건강기능식품이 유력하다"며 "콜라겐 제품은 성공적으로 출시한 상황이고,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은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라면값 인상 여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재료 가격과 기름값이 올라 원가 압박이 있다. 실적이 안 좋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필요하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농심은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정리한 상태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 회장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전자소재, 포장재 사업 중심인 계열사 율촌화학을 맡고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이끌고 있다.


신 부회장은 중국, 미국 등에서 해외사업을 성공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1979년 농심 사원으로 입사했으며 1994년 전무이사, 1996년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 부회장은 농심의 해외 사업 확대에서 성과를 보였다. 신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 농심 해외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입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2조6398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비 103.4% 늘어난 1603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09.7% 증가한 149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에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주력 상품인 라면과 스낵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농심 라면 매출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라면 매출은 2조868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 매출은 전년비 26.5%, 28.2% 성장했다.


농심 57회 정기주총 모습 ⓒ농심

이날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주력·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4대 중점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브랜드 체계적 관리와 글로벌 시장 개척, 신규 성장 동력 확보,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이다.


박 부회장은 "브랜딩은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고객이 사고 싶어하는 마음을 만드는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를 높여 좋은 이미지를 창출하겠다. 시장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온오프라인 매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농심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등장,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넓혔다. 올해는 중국 청도 신공장, 미국 LA 제2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올해는 세계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최근 식품산업은 영역 파괴가 이뤄지고 무한 경쟁 시대가 됐다.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빨리 도태된다. 전략적 제휴, 스타트업 등 외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심은 원부자재 비중이 높은 만큼 국제 곡물 가격과 유가 급등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박 부회장은 "향후 농심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사업 체질과 비용 개선이 필요하다. 경영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겠다. 대내외·경영 환경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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