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진보 현상으로 박영선 지지율 저조'
진성준 "소극 지지층 여론조사 응답 안 해"
LH 사태 등 정권심판론 분위기 영향
당 안팎선 '샤이 진보' 용어에 대한 반감도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정권심판 목소리가 커졌고, 이른바 '샤이진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노웅래 노웅래 공동선대위원장은 "여론조사에서 20% 가까운 격차가 나서 선거운동원들도 그렇고 지지자들도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막상 거리로 나가서 인사를 다녀보니 여론조사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발표 내용과는 다르게 샤이 진보가 좀 있다고 본다. 실제로도 보궐선거의 특성상 여론조사의 적중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 아니냐"며 "지금은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진정성 있게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노 선대위원장은 "지금은 우리가 대체적으로 불리하다고 하고 여론조사도 해보고 하지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저희들이 조직력으로는 훨씬 더 앞선 게 사실이고, 샤이 진보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도 "LH 투기 의혹 사건으로 민심이 정말 사납다. 정부여당에 대한 매서운 민심을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며 "이런 이유에서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드러내놓고 공개적으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조금 못 된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소극적인 지지층 가운데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진보층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꼭 여론조사 수치하고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인물과 정책의 우위를 선보이면 충분히 따라잡고 역전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정치권에서 '샤이 지지층'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2016년 '샤이 트럼프 현상'이 시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를 설명한 논리다. 인종차별적 발언 등 금기시된 발언을 내뱉는 트럼프 후보를 드러내고 지지하지 못한 유권자 층이 존재해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대선 당시 '샤이 보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박근혜 정권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내심 보수정당을 지지하지만 공개적으로 표출하지는 못하는 지지층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샤이 보수' 현상은 없거나 미미했고, 오히려 지지층의 반감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