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제3지대 세력화 혹은 국민의힘 입당?
野 대선레이스 뛰려면 7~8월에는 결단해야
김종인 "尹 만나보고 대통령감이면 도울 수도"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한 것을 계기로 야권 재편에 힘이 붙고 있다. 자연스럽게 범야권 차기 대권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정치권 시선이 쏠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달 안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4일 총작직을 내려놓은 뒤 한 달 여간 공개 행보를 자제해 왔지만, 4·7 재보선이 끝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 등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의 정치권 행보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재보선 전까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윤 전 총장이 '제3지대 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직 검찰총장이 곧바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제3지대에서 일종의 완충 지대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퇴임 이후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 등 정파적 이해관계가 거리가 먼 인사들을 만나며 조언을 얻은 것 역시 향후 정치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바로 손잡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세력을 구축할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압승으로 국민의힘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게 되면서 윤 총장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실제로 내년 대선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제1야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야 할 이유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의 자리에서 시작했으나 결국 최종 야권 단일 후보가 되지 못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행보가 윤 전 총장에게 예사롭지 않게 다가갔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먼저 세력화에 나서더라도 결국 적당한 시점에 국민의힘으로 입당할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레이스에 합류하려면 적어도 7~8월 안에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한 '러브콜'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이후 새로운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가 진행되면, 당대표 후보자들의 '윤석열 마케팅'도 성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나서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한 번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가장 유력한 대선주라라는 데 대해 "현재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본인이 자기 주변을 제대로 구성해서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개별적으로 입당해서는 자기 정치활동 영역확보가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